北의 '태영호 겨냥 비난' 나온 직후 잇달아 청원 올라와
자유 찾아 탈북한 태 전 공사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도 적지 않아
태영호 비난 청원자 신상 공개하라는 반대 청원도
"만약 신변위협 생기면 문재인 정부의 방조 책임"

 

"한반도 평화의 봄에 찬물을 끼얹는 반북(反北) 인사 태영호를 추방하라" "매국노 태영호 대한민국에서 영구 퇴출되기 바란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는 통보를 하면서 한미(韓美) 공중훈련과 함께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맹비난한 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태 전 공사를 추방하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친북(親北) 좌파세력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청원들에는 북한이 이날 ‘천하의 인간쓰레기’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태 전 공사를 공격한 것 처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태 전 공사를 향한 인신공격성 내용도 적지 않았다.

이날 청와대 게시판에는 ‘한반도 평화에 찬물을 끼얹는 ‘맥스선더한미연합훈련’의 즉각 중단을 청원한다’는 제목의 청원이 시작됐다. 이 청원자는 “한반도 평화의 봄에 찬물을 끼얹는 반북인사 태영호를 해외추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태영호는 북한체제 붕괴를 바라는 반북인사다. 북한핵폐기의 진정성을 왜곡하는 반북인사를 왜 국회에 초청하여 모처럼 형성된 평화무드에 찬물을 끼얹는가?”라고 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들은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부는 대북타격을 연상하는 ‘맥스선더 한미연합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국노 태영호 대한민국에서 영구 퇴출 바랍니다’라는 청원에는 “자신의 욕심과 가족 목숨 때문에 망명을 빙자한 탈북자. 한민족이기에 같이 살아가자는 대다수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매국노 같은 태영호를 퇴출해 달라”고 강변했다.

이밖에 ‘태영호 영사 북한으로 돌려 보내라’, ‘태영호 국가 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에서 해고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다만 이들 청원에 동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태 전 공사는 한때 런던에서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을 직접 안내하는 등 대표적인 북한의 엘리트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016년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다. 당시 태 전 공사는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탈북자로 관심을 모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북고위급회담 중지를 선언하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라고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언급한 인물은 태 전 공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태 전 공사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증언론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절대권력 보장을 원하는 김정은에게 있어 핵은 창과 방패"라며 북한의 자발적인 전면 핵폐기 가능성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를 받으라는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레짐체인지(정권교체)와 인권보장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쇼맨십과 사람들 사이에서 '착각'을 일으키는데 상당히 능하다"며 우리 사회 일각의 장밋빛 환상을 경고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태영호 전 공사를 보호하고 태 공사를 비난한 청원을 올린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태 공사가 최근에 쓴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책을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한다는 청원과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인이라면 태영호를 보호해야 한다는 청원과, 대통령이 무능하면 태영호 공사를 우리 국민이 지켜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태영호 전 공사를 공격하는 일부 세력의 분위기에 휩쓸려 만의 하나라도 태 전 공사의 신변에 위협이 생긴다면 문재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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