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과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과방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이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혀 사실상 기존 입장을 고수했단 평가다.

한 위원장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은 이날 과방위 국감 중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질의를 시작했을 때였다. 박 의원은 "위원장님이 방통위원장 되신지 얼마나 됐느냐, 3년 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고 한 위원장은 "맞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감 서류를 밑으로 내려다보며 "물러날 생각 없으시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웃으며 "글쎄 제가 답변드릴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러냐. 방통위원장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된다고 보는데 혹시 이전에 선배들 중에서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아서 물러난 사례는 없냐"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임기가 교차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바로 직전 전임자인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는데도 자기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중간에 물러났다"며 "대통령이 바뀌고 정치 철학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는데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면 참 불쌍하고 가련하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고 싶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방통위 공무원들이 이런 이야길 많이 한다. '너무 자리에 연연하면 불쌍하다' 이런 이야기 들어봤냐. '소신이 없고 비굴하다'고 직접 들었는데 혹시 못 들어봤냐"고 묻자 한 위원장은 "못 들어봤다"며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저에게 이야길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조승래 간사가 잠시 질의를 중단시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자제해달라"며 박 의원에게 요구했고,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질의를 막지 말라"며 "인신공격 아니다"라고 주장해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박 의원은 여당 추천 인사인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한 위원장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은 "방통위원장이 법적으로 두 개의 법적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며 "독립된 기관으로서 임기가 보장되어 있고, 또 하나는 아까 박 의원이 말한 대로 방통위 구조에 관한 문제인데 집권 여당이 방통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라는 법의 명령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따라서 방통위원장이 끝까지 남아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19년 9월 9일 제7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돼 8대까지 2연속으로 재임중이다. 그는 지난 7월에도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며 자진 사퇴를 거부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러한 한 위원장의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방통위원장은 공정성을 담지할 수 있고 편향적이지 않은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 위원장은 취임 전부터 문 정권과 좌파 진영에 기울어진 인사로 분류돼 당시 야권의 우려를 낳았다. 한 위원장은 특히 좌파 언론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이명박 정부 시기엔 야당의 추천으로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까지 지낸 바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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