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강릉에서 관측된 현무미사일 낙탄 관련 화재. 합참에선 이 화재가 탄두의 폭발이 아닌 추진체 추진재의 연소 때문이라 밝혔다. [사진=인터넷 제보]
5일 새벽 강릉에서 관측된 현무미사일 낙탄 관련 화재. 합참에선 이 화재가 탄두의 폭발이 아닌 추진체 추진재의 연소 때문이라 밝혔다. [사진=인터넷 제보]

5일 새벽 한미연합 미사일훈련 와중 낙탄한 해당 현무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됐지만 정반대인 서쪽을 향해 날아가다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탄두가 최종 떨어진 곳으로부터 불과 700m쯤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어 하마터면 인명 사고가 날 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국군의날에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보복용으로 잠시 공개된 '고위력' 현무탄도미사일과는 종류가 다르지만 자칫 현무미사일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낙탄한 현무미사일은 '현무-2C'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무-2'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사거리에 따라 A형, B형, C형으로 나뉜다. A형은 유효 사거리가 300km, B형은 500km, C형은 약 800-1000km다. 탄두 중량은 A형과 B형은 1톤, C형은 0.5톤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번에 사고가 난 미사일은 '현무-2'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가장 사거리가 긴 셈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미사일을 4일 23시 강릉의 한 군 기지에서 동해상 특정 좌표를 겨냥해 쐈지만, 비정상 비행을 하며 뒤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통상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함에 있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민간인·민간시설 피해를 막고 개발시 목표로 삼은 사거리에 도달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해상의 좌표물을 조준하게 되는데, 합참의 발표에 의하면 현무미사일이 동해가 아닌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날아갔다는 것. 합참은 "미사일이 군기지내 야지, 골프장 페어웨이에 비정상 낙탄됐다"고 했다.

합참의 발표에 따르면 다행히도 탄두가 폭발하진 않았다. 5일 새벽 온라인상엔 강릉시에서 굉음을 동반한 화재, 폭발이 있었다는 제보와 관련 사진 및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로 인해 낙탄한 미사일이 폭발한 게 아니냔 추측이 있었다. 미사일이 폭발했다는 것은 미사일의 핵심인 탄두가 터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합참은 이러한 추측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부인한 셈이다. 합참은 추진체만 불에 탔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민간인들에게 화재로 보였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낙탄 후 화재와 관련해 합참은 "추진체의 추진재가 금세 연소돼 큰 화제로 번지지는 않았고, 다행히 어떤 인명 피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다만 사고 발생 이후 주민들에게 이번 사고가 훈련 도중 군 내에서 발생했고 금세 안전 조치됐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지 못해 놀라게 되신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사실상 사과의 말을 전했다.

다만 민가에서 불과 700m 떨어진 곳에 현무미사일의 탄두가 최종 낙탄됐다는 사실에 대해선 큰 비판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미사일이 서쪽으로 조금 더 날아가 민가를 직격했다거나,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단독으로 민가 지역에 떨어졌다면 인명 피해가 대량으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또한 이번에 비정상비행한 '현무-2C' 미사일이 추가로 불량일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군당국이 '현무-2C' 관련해 탄약 이상 유무를 전수조사하기로 한 데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군의 날이었던 지난 1일 대한민국 국군은 핵을 비롯한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응하고 응징할 수 있는 수단으로 '고위력' 현무미사일을 잠시나마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단거리 현무미사일 사고로 현무미사일 시리즈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역시 '공산품'의 일종이기에 제조 과정에서 불량품이 나올 확률은 작게나마 존재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미사일 제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지 않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서 포착한 현무미사일 낙탄 후 화재 사진.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서 포착한 현무미사일 낙탄 후 화재 사진.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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