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고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를 거론하며 그의 딸인 이양희 중앙당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저격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번 주중에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를 열 예정이다.

이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서 비속어 논란에 대응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대응을 비판하기 위해 이승만 자유당 시절의 '사사오입 개헌'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사사오입 개헌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로 지금도 반올림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라며 "그러면 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기 위해 자유당에서는 어떻게 했느냐, 갑자기 대한수학회장을 지낸 서울대 수학과 교수에게 가서 개헌정족수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135.333333......가 아닌 135가 정족수가 맞다는 이야기를 유도해 낸 뒤 그 허접한 논리를 들이밀며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정치적 행위를 해버린다. 하여튼 정치적으로 간단한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학자'의 권위가 등장하면 의심하는 것이 옳다"며 "결과적으로 자유당에서 일부 양심적인 의원들(손권배·김영삼·김재곤·김재황·김홍식·민관식·성원경·신정호·신태권·이태용·한동석·현석호·황남팔)이 탈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 시절에도 사사오입에 문제제기할 수 있는 인원의 수는 자유당이라는 114석 정당에서도 13명 정도 였다. 나머지는 그냥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해도 그냥 입닫고 있어야 할 처지의 '의원'들이었다"며 "여기서 곁다리 정보를 얹자면, 이 사사오입 개헌을 막기 위해 단상에 올라가 국회부의장의 멱살을 잡으며 '야이 나쁜놈들아'를 외쳤던 분이 소석 이철승 선생"이라고 했다. 고 이 전 총재는 1970년대에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야당에서 '40대 기수론'을 이끌었으나 야당 인사로는 박정희 정권에 중도적 입장을 보이기도 해 두 경쟁자로부터 유신 정권과 타협한 '사쿠라'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리고 바로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고 이 전 총재의 딸로 유명하다.

이 같은 내력을 염두에 둔 듯 이 대표는 "이것은 정말 무미건조한 현대사 이야기인데 뭔가 최근과 데자뷰가 되는 지점들이 있다"고 글을 맺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 대표에게 오는 6일 전체회의 출석을 요청했다. 법원은 오는 4일 이후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해 최소 '당원권 정지 3년'부터 최대 '제명' 처분까지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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