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2일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핵 폐기'가 아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 수준으로 요구 조건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 시간으로 13일 폭스뉴스와 CBS방송에서 한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 목표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무기를 발사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있고 북한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위협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WP는 미국의 대북(對北) 협상 목표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에서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막는 것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는 물론 생믈·화학무기 폐기, 북한의 개혁·개방이라는 최종단계까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금껏 강력하게 북한을 압박했던 미국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만일 미국이 자국 본토의 공격만을 방어하기 위해 ICBM 폐기만을 미북회담에서 주장한다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의 북핵 리스크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등지고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대북 정책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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