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 '왕자와 매맞는 아이'의 재현" 일갈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낭패, 한·일 '약식회담', 한·미 '48초 환담' 등 외교 참사의 직접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 안보실장과 1차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의당은 표결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장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순방 외교가 참사로 귀결된 본질적 이유는 '비속어 파문'"이라면서 "이는 대통령 본인의 잘못이고, 대통령이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의 해임을 건의하는 것은 마치 동화책 '왕자와 매맞는 아이'의 재현"이라며 "과거 영국 왕궁에는 왕자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도 절대로 왕자를 벌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왕자 대신 매를 맞는 아이가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 장 원내수석부대표는 "해임건의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이번 표결은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국무위원의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면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에 표결한다' 규정을 따라야 한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할 것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김 의장에게 상정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국민께서 분명하게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할 뜻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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