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당정의 심야 택시대란 해결책, 떠난 택시기사 되돌릴까?
서울시와 당정의 심야 택시대란 해결책, 떠난 택시기사 되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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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이 28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정안은 다음달 말 열릴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될 예정이어서, 심야탄력제는 연말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정안 중 기본요금 인상은 내년 2월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도 심야 택시 대란을 막기 위해서 같은 날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심야 시간 호출료’ 인상 등 택시 규제 완화를 합의했다. 당정은 심야 택시 요금 인상을 고려했다가, 택시 호출료 인상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와 여당은 28일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은 28일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택시요금과 관련해 당정의 합의 내용과 서울시의 택시요금 조정안과 달라, 시민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과 당정의 심야 시간 호출료 인상안에 대해 알아보고, 한계점도 짚어본다.

①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할증 탄력요금제

서울시는 택시요금 조정을 통해 택시 운송수익을 높여, 배달업 등 다른 직종으로 이탈한 택시기사의 복귀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택시 공급을 늘려 심야 '택시대란'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의 핵심은 기본요금 인상이다. 내년 2월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1천원 올리는 것이다.

동시에 기본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이고, 거리요금 및 시간요금 기준도 조정된다. 결과적으로 요금 미터기가 더 빨리 오르기 시작하고, 오르는 속도도 더 빨라지게 된다.

심야할증 탄력요금제도 조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현재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인 심야할증 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기고, 승객이 많은 밤 11시부터 오전 2시에는 할증률을 20%에서 40%로 상향한다. 이렇게 되면 밤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 기본요금은 현행 4천600원에서 5천300원까지 올라간다.

오후 10시~11시와 익일 오전 2시~4시까지는 기존 할증률 20%가 적용된다.

서울역에서 대기 중인 택시.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서울역에서 대기 중인 택시.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② 정부와 여당, 심야 시간 택시 호출료 인상에 합의

갈수록 악화되는 심야 택시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28일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정이 택시업계 규제 완화에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여당은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택시부제 해제 △기사 취업절차 간소화 △택시 기사 시간제 근로계약 추진 △차고지 및 밤샘 주차 유연화 등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취지이다. 정부는 여당의 요청 사항을 검토해, 오는 10월 4일 심야택시난 해소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당정은 ‘심야시간 택시 호출료 인상’에 합의했다. 당정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를 심야 시간으로 지정하고 택시 호출료를 4000~5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올린 호출료의 70% 이상을 택시기사에게 배분해 소득을 확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택시기사의 시간제근로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까다로운 택시회사 취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차고지와 밤샘 주차 규제를 유연하게 풀어주는 내용 등 택시 규제 개혁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택시 운영 행태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한데 택시기사들이 (심야에) 시간제로 5~6시간 정도 나와 일하는 근로제 도입을 검토해 유휴 법인택시의 운행을 늘리고 많은 분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③ 서울시와 당정의 대책, 법인택시 기사를 늘리기에는 제한적

당정은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 시간 호출료’ 인상에 합의했지만, 택시업계의 근본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택시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법인택시 기사가 배달 플랫폼과 대리운전 시장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야 시간 호출료 인상으로 택시기사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택시 기본요금 4800원으로 인상 추진…기본거리도 단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택시 기본요금 4800원으로 인상 추진…기본거리도 단축.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7월 기준 법인택시 기사 수는 약 7만 3천 명으로 3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개인택시 기사는 16만 명대로 큰 변화가 없지만, 나이 많은 기사들이 대부분이어서 야간 운행률이 적다는 점이 택시 대란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서울시의 경우 법인택시기사 3만명 중 1만명이 이직했고, 심야 시간에 부족한 택시 공급이 일일 5000여 대에 이르는 실정이다.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법인택시 기사들이 늘어나야 하는데, 호출료 인상은 법인택시 기사 수익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택시업게 종사자들의 입장이다. 이현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부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호출료의 50%는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고, 50%는 사업주에게 돌아갔다”면서 기사에게 직접적으로 오는 돈은 사실 없었다고 밝혔다.

당정이 불필요한 규제 완화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타다금지법 완화 논의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성 정책위의장은 "심야 시간대에 택시 공급을 늘려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타다금지법이 거론될 사안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당정의 택시대란 해소 대책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우버타 타다 등의 규제를 풀어주면 되는데, 당정이 택시기사들의 표심만 의식한 게 아닌가 의심이 된다. 이 정도로는 택시대란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기본 요금을 1천 원 인상하고, 심야 할증 시간을 앞당기는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의 효과도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리운전이나 배달 기사로 이탈한 기존 택시기사들로 하여금 다시 택시 운전대를 잡게 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택시 기사 김모씨는 “택시기사로 일할 때는 열심히 한다고 해도 1백만 원 벌기가 힘들었다”며 “지금은 대리운전하면서 사정이 괜찮다”고 밝혔다. 기본 요금 인상이나 호출료 인상을 해도 회사 측의 이익만 늘어날 뿐, 기사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택시대란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 기사 공급 증가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런 기본적인 조사 없이 요금 인상만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분한 조사 없이 요금부터 인상해,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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