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은 두 번째 6.25 전쟁을 고려 중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비핵화와 동시에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도널드 커크는 27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 힐(The Hill)’에 기고한 칼럼에서 북한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제적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은 언제든지 핵무기 사용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2번째 한국전쟁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두 번째 북한의 남침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1차 한국전쟁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고 치명적일 것”이라고 했다. 커크는 워싱턴 스타와 시카고 트리뷴의 아시아와 중동 특파원을 포함해 60년 이상 언론인으로 일했으며 몇 권의 책을 출판했다.

그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audacious initiative)’은 철회돼야 한다며 대신 김정은을 향해 “이미 우리는 당신에게 기회를 줬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커크는 “북한은 핵보유 국가이며 최고 지도자 김정은은 언제든지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지난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은 이 점을 분명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북한은 ‘실제적이거나 또는 상상에 따른’ 어떠한 공격에도 핵무기를 자동적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명시한 <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을 채택했다.

그는 “(김정은의) 이러한 발언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협상할 수 있다고 고집하는 가장 낙관적인 관리들과 분석가들의 희망을 없애버렸다”며 “북한과의 협상을 추구하게 만들었던 그 꿈은 이제 환상으로 제쳐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의 난센스 앞에서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며 “‘후회’라는 단어는 소용이 없다”고 했다.

커크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초기 조치에 나서는 대가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제공한 ‘담대한 구상’은 김정은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는 그 제안을 반복하는 것보다 철회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당신(김정은)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커크는 김정은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하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전복하려고 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는 단순히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남쪽으로 날릴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자위력 약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북한의 공격을 신속하게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향한 공격 징후에 선제적으로 핵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법제화한 북한의 법령을 강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에서 핵무기 사용을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하도록 법제화한 것은 김정은이 ‘핵전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의 발언과 남한을 향한 북한의 선제 핵공격 법제화는 점증하는 위험을 보여준다”며 “김정은은 1948년에 수립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74번째 기념일에서 연설을 했으며,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북한정권이 수립된 지 2년도 되지 않아 4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커크는 한국과 미국이 계속해서 대북 방위력을 구축해야 한다며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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