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방송사 카메라는 초고성능이다.

몇십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초점을 맞추면 피사체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한 한 방송사의 풀(Pool) 영상기자가 대통령이 집무실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을 찍고있는데 김영삼 대통령이 따라오는 참모에게 “아침부터 기자XX들이 몰려왔는데 무슨 말을 해야되노?”라고 말하는 것이 생생이 들렸다. 김영삼 대통령은 그 성격상 이런 일, 즉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중 해프닝 같은 일이 무수히 많았지만 한번도 보도된적이 없다.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야당 새정치국민회의 시절, 당시 박지원 대변인은 대변인실 운영비의 대부분을 몇 명 되지도 않는 방송사 카메라 풀기자들을 위해 사용했다.

각종 행사에서 김대중 총재가 최대한 좋은 모습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박지원 대변인이 가장 신경쓰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리가 불편한 김대중 총재가 심하게 절름거리는 모습이나 주변 참모들에게 신경질을 내는 등 볼썽스러운 장면은 거의 방송되지 않았다. 방송사로서는 좋지않은,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굳이 보도할 이유도 없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인 박지원이 ‘명대변인’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이유다.

언론사에서 ‘B컷’이라는 용어는 취재목적으로 촬영됐지만 사용되지 않은 사진을 의미한다. 언론사는 특정 행사나 사건에서 가장 좋은 사진,영상을 쓰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진이나 영상은 ‘B컷’으로 남는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 언론사의 자료실(조사실)에는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키으는 진돗개를 구둣발로 차거나 주변 사람에게 준폭력 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긴 B컷사진만 따로 보관하기도 했다.

오늘날 드라마는 물론,보도영상에서도 욕설을 하거나 담배 술이 등장하면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윤셕열 대통령의 방미중 해프닝과 관련, 가장 큰 문제는 MBC다.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술이나 담배 욕설 등과 마찬가지로 윤리적 기준으로 볼 때 보도해서는 안되거나 부적절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보도가치가 있다면 딱 한가지, 윤 대통령을 ‘자질미달’ ‘함량미달’로 깎아내리기 위해서다. 더구나 이 내용이 MBC에 보도되기도 전에 야당에 전달됐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상의 범죄행위로 봐야한다.

일요일인 25일 저녁,MBC는 뉴스가 끝난뒤 방송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대부분을 김건희씨 문제에 할애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정권의 가장 큰 적은 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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