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주 32시간 근무제 실험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영국에서 대규모 주4일 근무제 실험을 해온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글로벌이 10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일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의 기업들이 주 4일제에 대한 대대적 실험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영국의 기업들이 주 4일제에 대한 대대적 실험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글로벌, 영국 이어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10월부터 대규모 실험

포데이위크글로벌에 따르면, 주4일 근무제가 기업의 생산성 하락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삶에 또 다른 혁신을 가져다주게 된다. 휴식을 취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데 삶의 절반 가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연애, 오락, 스포츠 및 여가산업의 획기적 성장을 낳는다.

주4일 근무제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줄어드는 기존 일자리를 대체해줄 ‘새로운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데이위크글로벌의 대규모 실험이 성공할 경우 현행 주5일 근무제가 주4일 근무제로 전환되는 대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73개 기업이 참여한 ‘세계 최대 주 4일 근무제 실험’...3대 원칙은 ‘임금 100% 유지’, ‘근무시간 20% 감축’, ‘동일한 생산성 유지’

영국에서는 ‘세계 최대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4개월 째 진행중이다. 은행과 투자 회사, 병원, 음식점 등 영국 내 73 개 기업의 임직원 3300여명이 6월부터 12월까지 주 4일제 실험에 참여 중이다. 이 실험의 기준은 3가지이다. ‘임금 100% 유지’, ‘근무시간 20% 감축’, ‘생산성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 등이다.

근무 시간은 80%로 줄이면서 생산성과 임금은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주4일제 실험'이 영국에서 4개월째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근무 시간은 80%로 줄이면서 생산성과 임금은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주4일제 실험'이 영국에서 4개월째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포데이위크글로벌과 함께 싱크탱크 '오토노미', 옥스퍼드·캠브리지·보스턴 대학 연구진 등이 피드백을 받아 평가작업을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주4일 근무제 참여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표명했다. 4일 근무제로의 전환도 별 잡음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특히 우려했던 ‘생산성 하락’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타임스 보도= 41개 기업 설문조사에서 95%가 ‘동일한 생산성 유지’ 이상의 결과 얻어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실험 중반에 접어든 시점에 참여기업 73개 중 과반인 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88%가 “근무 일수 단축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했다. 근무 일수 단축에 대해 1점(매우 순조로움)에서 5점(순조롭지 못함) 사이 척도로 평가한 결과 1점이나 2점으로 높은 수준의 순조로움을 선택한 응답자도 78%에 달했다. 12월 이후에도 주 4시간 근무제 유지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86%에 이르렀다.

주4일 근무제의 생산성에 대해서도 “업무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올랐다”고 응답한 기업이 15%였다. 34%는 “생산성이 약간 올랐다”, 46%는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95%가 ‘동일한 생산성 유지’라는 실험 목적 이상의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낸 원동력은 ‘불필요한 업무 감축’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잉글랜드 리즈 지역의 한 마케팅 기업 대표 클레어 대니얼스는 “주4일제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40시간에서 주 32시간으로 근무시간이 단축되자 임직원들이 주간 업무의 20%를 차지했던 미팅이나 출장 등과 같은 불필요한 업무를 자발적으로 줄여나갔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매출도 실험 이전보다 44%나 증가했다. 대니얼스 대표는 12월 이후에도 주4일제를 연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포데이위크글로벌의 조 오커너 최고운영자, 오토노미의 카일 루이스 공동대표 등은 ‘미래의 근로형태’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이들 연구진은 주4일제의 생산성과 성평등, 근무 환경과 직원 복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이와 관련 70개 실험 참여기업들은 11월 말에 주4일제 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 보도= 41개 기업 중 85%가 실험 이후 주4일 근무제 유지 가능성 응답...‘협업의 강화’ 현상 나타나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포데이위크글로벌의 41개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35개 기업이 오는 11월 말 실험이 종료된 이후에도 주4일 근무제를 계속하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 있다” 또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응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85%가 실험 종료 이후에도 주4일 근무제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영국 노샘프턴에 있는 직원 12명의 마케팅 대행사 앰플리튜드 미디어는 주4일 근무제의 현실적 시행 방법에 대한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례이다. 직원들의 절반은 수요일, 나머지 절반은 금요일에 쉰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수행되는 업무량이 실험 이전과 동일하다. 또 매출 등에서 성장 추세를 유지했다. 이 회사의 조 번즈-로셀 전무는 “주4일 근무제는 성공적이고, 이를 영구적으로 도입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주4일제 지지자들은 노동시간이 줄면 더 집중하게 돼,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주4일제 지지자들은 노동시간이 줄면 더 집중하게 돼,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또 참여 기업인 영국 브라이튼 소재 화장품 제조업체 ‘다섯 다람쥐(5 Squirrels)’에서는 ‘협업의 강화’ 현상이 나타났다. 임직원들이 업무집중과 상호협조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나갔다. 게리 콘로이 CEO는 “우리는 ‘그건 내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이라는 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목요일까지 근무하고 금요일부터 사흘간의 휴식을 즐긴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게됨으로써 나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업무에 대한 관심과 협력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섯 다람쥐'의 개리 콘로이 CEO도 "직원들이 더 생산적이면서도 실수를 줄였으며 직원들이 더 잘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영국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의 주4일 근무제 실험에서 ‘사흘 간의 휴식’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 강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는 인간들을 발견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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