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15일 한국 대통령실이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양국 정상이 공식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발표하자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말자"고 반발했다고 한다.

정상회담은 통상 개최 사실이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외교 관례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대통령실이 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일방적으로 먼저 한 데 대해 매우 불쾌해 한 것으로 보인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한국 대통령실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당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 내내 일본 현지 매체들이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될 것'이라는 일본 정부 내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실은 이 같은 보도를 전면 부인하며 한일 정상회담 시간과 의제까지 구체적으로 조율 중으로 양국 소통채널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전날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에도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일본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지만, 양국 정부의 온도 차가 두드러져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기시다 총리가 출국 직전까지 한일 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며 "일본 정부는 징용공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하는 것이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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