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 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9월 '울트라 스텝' 시사한 파월 연준의장. [사진 출처=연합뉴스]
9월 '울트라 스텝' 시사한 파월 연준의장. [사진 출처=연합뉴스]

20~2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0% 금리 인상 가능성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 이어, 더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의 물가인상률은 심각하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3%를 기록하는 등 30여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렇게 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으로 ‘원화 약세’ 현상이 재현된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조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위 ‘킹달러’의 강화가 기정사실화되는 흐름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399.0원까지 치솟았다.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서 일본차 제친 현대기아차,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3조원 넘어설 가능성도

킹달러 시대에 수입물가는 폭등하지만, 수출기업에게는 호재이다. 물론 수출이 늘어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현대기아차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가들의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이 격감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최대 수출국가인 미국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통화가치 상승 (PG). [일러스트=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통화가치 상승 (PG). [일러스트=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3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7~8월 미국시장 판매량만 해도 일본차는 최악의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도요타(-15.2%), 혼다(-43%), 닛산(-31.9%) 등이다. 반면에 현대차(+0.3%)와 기아(+3.6%)는 판매량이 증가했다.

2분기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늘어난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테슬라와 포드, 현대차, 기아 등 4개 업체였다. 미국기업 2개, 한국기업 2개이다.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다양한 한류문화의 약진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달러값이 오르는 데 미국 수출이 잘되면 실적은 급등하게 마련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34조4744억원,영업이익은 2조7263억원이다. 3개월 전보다 매출액은 1조8102억원, 영업이익은 6887억원이 증가한 수치이다. 기아차도 3분기 매출액 21조8771억원과 영업이익 2조1248억원으로 추정됐다. 3개월 전보다 각각 1조6330억원, 5038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증시 침체 국면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약진 중이다. 외국인들은 9월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285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1일부터 16일까지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1808억원, 956억원 순매수했다.

IRA는 내년 1월1일 시행...정부의 대미통상외교 역량, 현대기아차 미국시장 경쟁력 중대 변수 

지난달 자동차 생산과 수출, 내수가 1년 7개월 만에 동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자동차 생산과 수출, 내수가 1년 7개월 만에 동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잘나가는 현대기아차이지만, 복병은 내년 초에 기다리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은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직격탄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서명한 IRA는 북미에서 생산되지 않은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 중국산 광물·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게도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전기차 5개 모델이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정부는 IRA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피해 최소화를 위해 미국과 한·미 정부 간 실무 협의를 지난 16일 오후 화상회의로 시작했다. 우리측은 윤창현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미측은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급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기획재정부·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미국에서는 백악관(NSC·NEC)·상무부·재무부·국무부·에너지부 등의 부처가 회의 참석자를 보낸다.

우리 정부의 통상외교 역량이 내년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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