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기관장 찍어내기 행태, 일명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대해서다.

지난 8일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법무부(장관 박상기)로부터 일방 해임 통보를 받은 이헌 변호사 건에 대한 진상규명요구가 법무부에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기인 지난 2018년 4월30일 이헌 前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법무부(장관 박상기)로부터 해임처분을 받는다. 임기 만료까지 불과 1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상대로 임기가 만료되기 전 그를 급속히 퇴출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장을 특정해 퇴출을 요구하는 기관 내 파업이 최초로 진행됐는데, 기관인사들에 의해 이사장 해임 건의가 있은지 불과 1달만에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해임처분을 통보했던 것이다.

지난 2018년 2월8일경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는 공단 창립 이래 최초로 일반직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서 이사장 사퇴를 요구한다. 한달만인 그해 3월14일 공단 변호사들이 가세해 이사장 해임을 건의했고 법무부는 한달만인 그해 4월30일 갑자기 해임처분을 통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2019.6.17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2019.6.17 (사진=연합뉴스)

이때 법무부장관이 이사장 해임처분통지 사유로 밝힌 내용은 ① 직무상 의무 위반 또는 그 밖에 임원으로서 적합하지 못한 비행(이사장으로서 부적합한 언행, 이사장의 원칙 없는 대응으로 인한 직렬 간 갈등 심화, 정책경영기획단 운영, 업무시간 외 상습적인 업무지시, 임원으로서 부적절한 근무행태) ②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단의 손실 초래(업무추진비 등 예산 집행 부당집행, 일반직에 인센티브 무단 지급, 업무용 차량 취득 부적정) 등이다.

법조계에서는 박상기 전 장관이 밝힌 위 2가지 사유에 대해 "그 자체로 해임사유에 해당할 수 없거나 혹은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공단 내 일방 왜곡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은 기관 내 노조가 최초 파업행동에 돌입한지 불과 50일만에 벌어졌다. 면밀한 진상파악보다는 공단노조 측 주장을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장 찍어내기 즉 블랙리스트 사건의 형태와 유사하다는 특징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공기관장에 대한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사건'에서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권에 의한 정치관여 의혹사건인 셈. 이헌 전 이사장이 법무부로부터 해임통고를 받은 직후 문재인 정부는 후임 13대 이사장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의 조상희(사법연수원 17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임명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민변'이라는 법조단체 인사가 이 전 이사장 후임자로 임명됨에 따라 '끼리끼리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법조계 안팎에서 터져나왔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전임 정부 공공기관장 찍어내기 의혹'인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은경 전 환경장관은 지난 1월 실형을 선고받는다. 환경부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 또한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17일 출근길 중 "과거 일을 수사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사법시스템"이라고 전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징역 2년 실형 확정.2022. 1. 26.(사진=연합뉴스TV)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징역 2년 실형 확정.2022. 1. 26.(사진=연합뉴스TV)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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