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고시원 인근 학원가(사진=선우윤호 기자)
노량진 고시원 인근 학원가(사진=선우윤호 기자)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노량진 고시원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청년들로 가득했다.

8일 오전 펜앤드마이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청춘들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노량진 고시원 인근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학원에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 나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아메리카노 한 잔을 900원에 판매 중인 카페에는 피로를 풀기 위한 청년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하여 고민인 필자도 청년들 사이에 줄을 서서 커피 한 잔으로 피로를 풀었다.

커피를 손에 들고 필자가 예약해둔 고시원으로 향했다. 오늘 하루 직접 고시원 생활을하면서 청년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을 느껴보기 위함이다.

선우윤호 기자가 하루 머물게 된 고시원룸(사진=선우윤호 기자)
선우윤호 기자가 하루 머물게 된 고시원룸(사진=선우윤호 기자)

예약한 방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너무나 좁은 방 크기에 놀랐다. 한평 남짓한 공간에 냉장고와 책상 침대가 다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침대는 쿠션감이 좋았으며 책상도 튼튼했고 의자도 삐걱거리거나 고장 나지는 않았다.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온다는 점이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짐을 풀고 책상에 앉자마자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스며들었다. 좁은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겨서 그런지 시간이 흘러도 이 알 수 없는 답답한 감정은 지속되었다.

필자가 예약한 원룸은 방안에 화장실이나 욕실이 없고 공용 화장실과 공용 욕실 구성으로 되어있었다. 다른 방에 거주하는 청년에게 물어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겹친다면 화장실 사용과 욕실 사용을 위해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너무 맛있게 먹은 6000원 점심(사진=선우윤호 기자)
너무 맛있게 먹은 6000원 점심(사진=선우윤호 기자)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뷔페식당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들른 식당은 한 끼에 6000원이었으며 오늘 메뉴는 제육볶음과 떡만둣국 등이 나왔다. 순간적으로 '너무 많이 담은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였으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다 먹었다.

경찰 공무원 준비 중인 청년(사진=선우윤호 기자)
경찰 공무원 준비 중인 청년(사진=선우윤호 기자)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인터뷰를 위해 학원가로 나섰다. 명절에 내려가는지,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등 청년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이라는 A씨는 이번 명절에 내려가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 그래도 지금 내려갈지 말지 고민이다"라며 "본가가 전주인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고시원 생활의 불편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은 모기가 너무 많아서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인 B씨는 고시원 생활의 불편한 점에 대하여 "고향에 있는 친구들을 못 보는 게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밥도 매일 돈 주고 사 먹는데 (물가가 올라서)비용이 많이 든다"라고 언급했다.

노량진 고시원 인근에 적힌 문구(사진=선우윤호 기자)
노량진 고시원 인근에 적힌 문구(사진=선우윤호 기자)

취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벽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꿈은 계속 간진하고 있다면 반드시 실현할 때가 와요. 할 수 있어요!' 라는 문구가 적힌 벽 앞에 한참을 서있었다. 알 수 없는 울컥한 감정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염없이 벽에 적힌 문구를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돌려 방으로 복귀했다.

청년들은 꿈을 꾼다. 이루기 위해 뛰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다. 넘어져서 일어나기도 하고 못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게 꿈을 포기하기도 하고 몇 번이고 일어나기도 한다. 그것이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청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청년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선우윤호 기자 yuno9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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