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만2,000명 이하 감축시 의회 승인 필요
수정안 발의한 루벤 가예고 의원, "동맹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공약 이행을 위해 주한미군 반드시 필요"
주한미군 규모를 최소 2만2,000명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통과됐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미 하원 군사위가 지난 10일 약 7,080억 달러 규모의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H.R.5515)을 찬성 60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고 15일 보도했다. 통과된 최종 수정안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최소 2만2,000명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시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하원 군사위 소속 루벤 가예고 의원(민주·애리조나)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정안은 주한미군 감축이 국가안보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동맹 안보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방장관의 보증 없이는 주한 미군이 2만2,000명 아래로 감축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의 규모는 2만8,500명이다. 일각에선 2만2,000명이라는 숫자가 감축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수정안에서 '2만2,000명'이라는 숫자가 거론된 것은 순환배치와 교대 등에 따른 변동성을 감안한 것으로, 현재의 주한미군 병력규모를 감축하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하원 군사위의 한 관계자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위공약의 이행을 강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동맹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주한미군이 반드시 필요하며, 최소한 일정규모 이상으로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회 차원의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초당적 지지와 공감대 속에 통과됐다"고 말해, 하원 전체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가예고 의원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정세가 커다란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방과 동맹들에 미국이 확고한 동반자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사위원회 모든 동료의원이, 우리가 한반도와 기타 지역에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자유주민들의 결속을 우리의 지대한 장점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정안은 의회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축 논란에 대한 확실한 제동을 걸고 대(對)한반도 방위공약의 이행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앞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한 외교적 협상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존속 여부에 관한 논의가 제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 결정을 규제할 수 있는 입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초당적 지지 속에서 통과된 이 수정안은 앞으로 하원 전체회의에 넘겨져 최종 표결에 붙여진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