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기존의 관행을 깨고 3연임을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10월 열릴 전국대표회의에서 시 주석의 3번째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블룸버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기존의 관행을 깨고 3연임을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10월 열릴 전국대표회의에서 시 주석의 3번째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블룸버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주석직 2회 재직 후 퇴임'이란 전례를 깨고 연속 3번 주석직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중국 체제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시 주석은 올 10월에 열릴 5년 주기의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Communist Party Congress)에서 연임을 추인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의 3번째 연임이 그가 주석을 종신까지 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시 주석이 주석을 한번 더 하겠단 야망을 품고 있다는 추측은 이미 2018년에 분명해져 확신의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해 중국공산당은 주석을 2번까지만 할 수 있다는 헌법 규정을 없애버렸기 때문. 올해 10월 16일에 열릴 제20대 전국대표대회의 추인이 이뤄지게 되면 시 주석은 다시 한번 5년간 권력의 원천인 공산당 총서기로 있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7년 이후에도 현재의 원칙 하에서 총서기직을 유지하려면, 시 주석이 5년 임기를 계속해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불룸버그는 전했다.

시 주석이 이를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불투명한 상황. 특히 경제 둔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야심찬 젊은 공산당 간부들의 부상이란 문제가 시 주석에겐 도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단 부담까지 지고 있다. 시 주석은 만일 필요할 경우 물리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을 해방시켜 중국을 통일하겠다고 공언해온만큼, 이를 실현하지 못할 경우 중국 인민들은 물론 공산당 내부에서 시 주석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터져나올 수 있는 상황.

시 주석이 더 오래 집권할수록 그가 물러날 때 권력 이양 과정에서의 잡음은 더 커질 수 있단 분석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더 큰 리스크를 지게 될 수도 있을 전망. 시 주석은 장기 집권 계획을 직접 명시하진 않았다. 공산당 엘리트들로 구성된 중국 중앙 정치는 베일에 싸여 있으며 중국 공중(公衆)과 세계 사람들은 단지 중앙 권력이 차기 주석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1. 시 주석이 확실히 3번째 임기를 맡을 것인가?

시 주석은 지난 6월 기준으로 만 69세로 중국공산당의 관행에 따르면 이미 퇴임할 나이가 됐다. 예상과 달리 10월 전국대표대회에서 시 주석의 퇴임, 차기 주석으로의 권력 이양이 발표된다면 중국 정치에 가해질 충격은 매우 거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17년의 전국대표대회에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럴 가능성은 다소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권력의 중심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시 주석은 작년 11월 당 지지를 광범위하게 받고 있음을 과시하면서 중국공산당 역사에 '시진핑 교리'를 남겼다. 이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세 번째다. 이후 시 주석에 대한 칭송은 지방 대회에서 쏟아져나왔다. 왕웨이쫑 광동성 당서기는 그에게 "영원한 사의(謝意)"를 표했다. 시 주석의 파벌인 베이징의 차이치, 충칭의 천민얼, 상하이의 리창은 모두 지방 정부 개각에서 당서기직이라는 핵심 지위를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3연임의 가장 분명한 증거가 그의 일정이라고 판단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 11월 자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이라고 확인했기 때문. 이는 시 주석이 전국대표회의 직후 해외로 나갈 수 있을만큼 권력 유지에 대한 확신이 강하단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다.

2. 시 주석의 3연임이 종신 집권을 의미하는가?

3연임으로 시 주석의 지위가 더욱 격상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3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 이후에도 그럴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차기 중국 정치국 상임위원회에 어떤 인물들이 포진할지를 살펴보는 것. 이전에 시 주석은 1960년대생 간부들을 포함시켰지만, 이들은 2027년 이후 시 주석의 뒤를 잇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50대 간부들을 상임위에 포진시킨다면 시 주석이 다음 전대에서 이양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시 주석이 물러나더라도 덩샤오핑처럼 일개 당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도 있다.

후계자를 미리 지명하게 되면 시 주석의 권력과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 반부패 개혁을 추진하면서 많은 정적을 만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에게는 더욱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

3. 시 주석의 3번째 임기가 언제 끝날 것인가?

원칙상으로는 시 주석의 3번째 임기는 2027년에 끝나게 된다. 다만 내년 3월 최종 결정을 지음으로써 주석의 임기 5년을 시작하게 되면 2028년까지도 직을 유지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열릴 제21회 전대에서 시 주석의 4번째 임기에 대한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 때 시 주석의 나이는 만 74세가 된다. 이는 다른 주요국 지도자들과 비교했을 때 많은 나이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동갑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만일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84세 정도가 되기 때문. 하지만 만일 시 주석이 정년퇴임 기준을 다른 이들에게 적용하고 80세까지 집권할 수 있게 4연임을 추진한다면, 상임위 구성원들보다 적어도 6살 이상 많게 될 것으로 보인다.

4. 시 주석이 리커창 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는가?

리커창 총리는 중국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시 주석과 경쟁관계에 있는 파벌 출신이라고 알려져 왔다. 다만 중국 정치 최상층부의 폐쇄성으로 파벌간 역학구도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기 어려운 실정.

최근 시 주석과 리 총리는 중국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킨다고 평가되는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과 기술 탄압과 관련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는 중국의 정치 핵심부가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실제로 반목하는지 아니면 협력 중인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현재 만67세이기 때문에 다른 고위직을 충분히 맡을 수 있긴 하지만 내년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계속해서 밝혀온 상황. 한 가지만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시 주석의 권력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단 징조는 거의 없다는 것.

5. 시 주석이 권력을 조금이라도 잃는다면 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전대가 끝날 때까지 지도부 핵심 인물의 배치 면면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시 주석 충성파가 어느 자리에 앉게 됐는지를 보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특히 리창 상하이 당 서기의 배치가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만일 리 서기가 상임위에 들어가게 된다면, 시 주석이 자기 편을 보호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는 것. 상임위 7인엔 시 주석과 경쟁관계에 있는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젊은 간부도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시 주석은 이전에 마오쩌둥에게 헌사됐던 "인민의 지도자"란 칭호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그가 이를 취하지 못한다면, 시 주석에 대한 내부 반발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마오 시대의 개인 숭배를 우려하는 공산당의 연장자들이 반발할 수 있단 것.

다만 중국공산당의 폐쇄성으로 인해, 시 주석의 3연임을 둘러싼 이상의 분석들이 실제 맞을 것인지는 수년 후에나 혹은 그 후에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판단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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