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9일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직을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권 대행의 발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9시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추석 연휴 전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제게 주어진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라고 밝힌다. 즉, 원내대표직 즉각 사퇴의 뜻이 없음을 알린 것.

이때 권성동 원내대표는 "저는 단 한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었다"라면서 "지난 대선 기간 중 당 사무총장 직도 제 스스로 사임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 때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추적해본 결과, 지난 1월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무총장직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것은 맞다.

그런데, 그 전날인 지난 1월4일까지 그가 보인 모습은 자진 사퇴 천명까지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미 그 전날인 1월3일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직을 내려놓는 상황에서 정작 본인은 직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

이때의 상황은, 직접 그와의 대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4일 오전, <펜앤드마이크>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당시 당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취재진 틈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바 있다. 다음은 그때 그와 나눴던 대화록 일부이다.

-윤석열 후보하고 어떤 이야기 나누었나.
▲후보하고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

-오늘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따로 안 만나는 것인가.
▲사표 낸 사람을 왜 만나나.

-아니, 오늘 아침에 당사 회의를 나왔으니까.
▲어쨌든 후보가 (당사에)없더라도 당의 통상업무는 있으니까, (저는)사무총장으로서 당의 통상업무를 챙겨야 되지 않겠나.

-당직자들 모두 당직 다 내려놨다는데, 총장의 당직은 어찌되나.
▲그건 다 (윤석열)후보가 결정할 것.

- 선대위 개편안 나오는 건가.
▲저도 사표 냈는데, 뭐라고 하겠나.

- 사무총장은 안내지 않았나.
▲···.

- (사표)내지 않을 것인가.
▲필요하면 할 것이다. 필요하면.

- 직접 표명할 계획은 없고, 그러면 기다리는건가.
▲예, 기다리고 있다.

- 필요하다는 것의 전제가 혹시, 지도부 사퇴 이런 것인가.
▲그건 언급하지 않겠다.

지난 1월4일 오전 당시 상황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대한 개편론이 터져나오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다수 의원 출신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그 전날인 지난 1월3일에는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당 중앙선대위 지도부가 사퇴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총괄본부장·새시대준비위원장 등이 사의표명을 했다고 밝힌 것. 그때 김종인 위원장의 사의표명 번복사태가 불거지면서 소통문제까지 불거졌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의힘 선대위 내 대부분의 요직자들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그 다음날까지도 당 사무총장직을 맡았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 다음날인 1월5일이 되어서야 자신의 SNS를 통해 사퇴의 뜻을 밝힌다. 이때 명분은 "통상업무는 챙겨야 하지 않는가"라는 것이었다.

이를 정리하면, 권성동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자리에 연연해본 적이 없다"라고 밝혔는데, 위의 사례에서는 총사퇴 국면에서 뒤늦게 사퇴를 선언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자리에 연연한 적 없다"라던 그의 발언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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