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유일한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
OECD 유일한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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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 앞에서 검사를 마친 입국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출발 기준 48시간 이내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 앞에서 검사를 마친 입국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출발 기준 48시간 이내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입국자에게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게 될 전망이다. 일본이 다음달 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한해 ‘입국 시 PCR 음성증명서 제출 의무를 면제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 입국 때 불필요한 ‘음성 확인서’, 귀국하려면 필수 사항

미국은 지난 6월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해외 여행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음성결과 제출 의무를 폐지했다. 공항의 빗장을 과감하게 열어 관광객 유치에 눈을 돌린 것이다.

미 보건당국은 ‘백신과 치료제가 있고, 면역력을 갖춘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당시 입국 절차가 획기적으로 간소화되면서, 올 여름 미국 방문객들도 크게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국내 공항의 절차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 갈 땐 음성확인서가 필요없지만, 국내로 돌아올 때는 필요하다. 현재 방역당국은 모든 입국자에 대해 출발 기준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는 입국 3일 내였던 PCR 검사 시한을 1일 내로 강화했다. 국제적인 추세와는 정반대 기조가 유지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마저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입국시 PCR 음성확인서 제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내에서도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입국 전 PCR 검사 해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제도가 승객들의 여행 심리를 위축시켜 국제선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휴가철 국제선 탑승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국제선 승객수가 점차 회복되는 상황이지만, 입국 전 검사가 유지되다 보니 기대했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고 토로했다.

특히 개별 여행자들에게 입국 전 검사 제도는 상당히 번거롭다는 불평이 나온다. 단체 여행은 여행사에서 (PCR 검사) 관련 일정을 조정해주지만, 개별 여행자들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가철에는 가족 단위 개별 여행객이 많은데, 이들에게 입국 전 PCR 검사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제도로 여겨지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지난 7월 단체 관광객 수용을 재개한 가운데 첫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단체 관광객들의 경우 여행사가 PCR 검사 일정을 조정해준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지난 7월 단체 관광객 수용을 재개한 가운데 첫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단체 관광객들의 경우 여행사가 PCR 검사 일정을 조정해준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공항에선 한국인 대상 ‘불법 음성확인서’ 장사도 성행

게다가 최근 들어 입국 전 PCR 검사 제도의 문제점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25일 아시아투데이는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불법 음성확인서 발급’ 실태를 보도했다. 음성확인서 발급 기준 시간이 잘못됐다며 항공사 직원이 탑승을 거부하자, 브로커가 다가와 “200만동(약 11만원)만 주면, 지금 바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확인서를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탑승시간이 촉박했던 또 다른 한국인은 브로커에게 350만동(약 20만원)을 지불하고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시간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셈이었다. 문제는 ‘코를 쑤시지 않고도 음성확인서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음성확인서를 발급하는 병원에서는 검사 후 5분만에 급행으로 발급해주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사용한 진단키트에는 ‘최소 15분 후 결과 판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게재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호텔이나 숙소로 찾아와 코로나 검사를 해주는 '출장 코로나19 검사 서비스'도 횡행했다. 이들 출장 서비스 직원은 코를 찌른 다음에 바로 결과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아예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적힌 결과지를 들고 온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입국 전 코로나 검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출장 서비스를 이용한 한국인은 귀국 후 한국에서 받은 PCR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PCR 검사 신뢰성과 실효성에 의문 

심지어 양성 반응이 나온 한국인에게 ‘음성확인서로 바꿔주는 서비스’도 있다. 다시 음성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 호텔 비용을 생각하면 400만동(23만원)은 싼 가격이라는 브로커의 유혹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양성이 나온 걸 병원 직원만 아는 상황인데, 브로커가 접근해온 걸 보면 브로커와 병원 직원의 결탁을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베트남의 사례만 보도했지만, OECD 회원국 중 ‘귀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되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친구와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A씨는 귀국 직전 ‘입국 전 검사’를 정상적으로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와 달리, 코 입구에서만 살짝 돌린 다음 검사가 끝났다고 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외국에서의 검사 결과를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동남아는 물론 다른 나라 여행객도 마찬가지이다. ‘코를 쑤시지도 않고 입 안을 몇 번 긁는 것으로 끝났다’는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 중의 상당수는 한국으로 돌아와 확진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입국 전 검사 유지하겠다는 입장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의 신뢰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입국 전 검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은 24일 "국내외 확진자가 증가 추세임을 감안해, 현시점에서는 입국 전 검사를 유지해 해외유입 감염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입국 전 코로나 검사 폐지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 중이라면서 "질병관리청이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행기를 통한 여행은 밀폐된 공간 안에서 식사 등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입국 전 검사를 실시하는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심지어 질병청은 최근 출국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귀국 시 검사없이 혹은 대리로 음성확인서를 발급받는 등 거짓 서류를 제출할 경우 관련법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린다"는 내용을 안내하기도 했다.

여행·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은 물론 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도 신뢰성과 실효성 없는 입국 전 검사로 한국인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당국의 정책 재고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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