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 사의 사과 로고. [사진=연합뉴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 사의 사과 로고.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차기 모델인 아이폰 14가 출시되고 약 2달 이후엔 인도에서도 아이폰 14를 제조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획이 유출되면서 중국과 인도 사이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예측했던 것과는 달리 양국간 기술 격차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가 23일 밝혔다.

애플은 공급자들과 협력하여 인도에서의 핸드폰 제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전 모델 발매시 새로운 핸드폰 생산이 대개 6개월에서 9개월 지체되던 것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대부분의 아이폰을 중국에서 만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지도하는 중국 행정부와 미국 정부간의 충돌이 격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코로나 락다운이 중국 전역에 연속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 제조를 맡길 수 있는 대체 국가를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이폰 주요 제조 기업인 폭스콘은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실어오는 과정 및 인도 남부의 첸나이(Chennai) 외부의 공장에서 아이폰 14 기기를 조립하는 과정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보한 사람들은 비밀사항이라며 신원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의 엄격한 비밀유지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애플과 폭스콘은 올해 안에 인도와 중국에서 동시에 아이폰 14를 제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최종 결론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 14의 첫 출시가 9월경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도산(産) 첫 아이폰 14의 제조는 10월 말이나 11월쯤 가능해질 것으로 추측된다. 한 제보자는 인도 유명 힌두교 행사인 디왈리(Diwali) 축제가 시작되는 10월 24일경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상태다.

애플 캘리포니아 본사가 위치한 쿠퍼티노의 애플 대변인은 이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 폭스콘 역시 답변을 즉각 내놓지 않고 있다. 

인도에 애플 제품을 유통하는 레딩턴(Redington Ltd.) 사는 이 소식이 유출된 후 주가가 9.5%만큼 상승했다.

인도가 중국의 아이폰 생산 속도와 맞먹을 수 있게 되면 이는 인도에 있어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이 코로나 락다운 정책을 실시하고 미국의 제재가 이뤄지면서 세계 공장으로서의 중국 지위가 위태로워진 틈을 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음을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인도가 애플을 위시한 세계의 유명 기업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이폰 조립은 단지 조립으로 끝나지 않는단 평가를 받는다. 수많은 부품 공급 회사와의 협력 및 애플의 악명높은 기한 준수와 품질 통제를 충족해야 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제조업 기량이 월등히 신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폭스콘의 일부 구성원들은 올해 인도에서 중국과 동시에 아이폰 생산을 시작하길 원했지만, 이는 공식적인 계획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생산 속도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고 인도내 생산은 후순위인 것으로 판단된다.

애플 협력사들은 지난 2017년부터 인도에서 아이폰을 만들어왔다. 이는 인도의 제조업 능력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년간의 노력의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인도에 존재하는 아이폰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것 외에도, 약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나라다. 모디 행정부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기술 생산품에 대해 금융 혜택을 제공해오고 있다.

다만 인도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아이폰 제조와 관련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있어 한 가지 커다란 문제는 '비밀 엄수'다. 애플은 현재 신제품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 지나치단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밀을 유지하고 있는데,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통제를 2차 출시국인 인도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단 지적이다.

인도의 지역 경영진들은 폭스콘의 여러 개의 조립 라인중 한 라인만을 온전히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라인에서만 근로자들을 격리시키고 기기 관련 보안 사항이 유출될 수 있을만한 모든 경로를 조사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중국 생산시설에서의 극단적인 보안 통제와 엄격한 차단 조치를 인도에 적용하기엔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제보자는 평가했다.

애플은 또한 인도 세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수입 물품들이 신고서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장물을 열어보곤 한다. 이는 애플이 중요하게 여기는 상품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애플과 폭스콘이 중국·인도에서의 아이폰 동시 생산을 의도하고 있긴 하지만, 공급망 문제가 이를 방해할 수도 있단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많은 부품들의 공급처인 중국은 코로나 락다운 조치를 연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바, 이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운송해오는 과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인도의 노동력과 공장은 애플이 공급자로부터 요구하는 고도로 통제된 관행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약 5년전부터 폭스콘과 위스트론(Wistron)과 계약을 맺고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하기 시작했지만, 인도 근로자들은 임금과 구내식당 음식의 질 문제로 크게 두 번이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애플스토어의 모습.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애플스토어의 모습.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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