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평하는 '나사 빠진' 한국 사회...독재자의 진짜 모습은?
세습통치 유지조직 '3층 서기실'...神政·노예제 국가 설계 구역
"악마를 천사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

“수많은 대북 전문가와 북한 관련 서적이 있었음에도 ‘3층 서기실’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기파랑 신간안내 책 소개 中)”

지난 2016년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前)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북한 정권의 내막을 공개하는 저서 ‘태영호 증언-3층 서기실의 암호(도서출판 기파랑)’를 14일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 사회 일각에선 북한 독재자 김정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언론은 “배려, 리더십, 여유, 숙성된 고민, 솔직한 대담”등의 표현으로 김정은을 평가했고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사람들도 “핵포기를 위해 고심하는 소년가장”이라며 동정과 지지를 나타냈다. 인터넷에선 “뚱뚱하고 귀엽다”, “솔직하고 담백하다”, “알고 보니 좋은 사람이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소탈하게 잘 웃는다”는 찬양 일색 인물평이 넘쳐났다.

평양 태생이며 북한 외무성의 고위공직을 지낸 태 전 공사는 북한 정권과 그 지도층의 실체를 책을 통해 낱낱이 드러낸다.

작업 인원들에게 고래고래 고함치며 육두문자를 내지르는 김정은, 자라 양식장 지배인을 즉결 총살시킨 김정은,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인 김정은 등이 책에 소개됐다.

책에는 북한 정권이 14~16세 사이 여학생들을 김씨 일가를 모시는 ‘성 수발’부대로 선발하는 과정, ‘생활총화’를 동원해 주민들을 체제 순응적 인간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 등을 담았다.

한국 좌파 정권들이 구상하고 진행한 개성공단과 햇볕정책을 김정일과 김정은이 어떻게 생각했으며, 해당 정책들이 어떻게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수단이 됐는지도 나온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나라 전체가 오직 김정은 가문만을 위해 존재하는 노예제 국가”라고 밝힌다. 통일의 주체는 억압받는 북한 주민이고 이들에게 자유를 안겨주는 ‘노예해방 혁명’이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그는 머리말에서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분단된 현실에서 북한의 통수권자와 대화도 하고 악수도 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김정은을 '천사'나 '평화의 사도'로 묘사하는 것은 북한 주민이야 어떻게 살든 한국이 알 바는 아니라는 말로 들렸다"면서 "악마가 아닌 사람을 악마로 묘사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지만 악마를 천사로 묘사하는 것도 역시 잘못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유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태 전 공사의 바램은 이제 하나다. 신과 같은 지도자와 그에게 노예처럼 봉사하는 사회를 무너뜨리는 것. 북한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김씨 가문을 신격화하고 유지시킨 한 사무실을 고발한다.

이제 태 전 공사와 함께 노동당 청사 3층으로 올라가보자.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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