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권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낭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호권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를 낭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호권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할 이 땅이 또다시 격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폐허가 되지 않기 위해선 주변국, 특히 일본과의 공존·공생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본의 과거 침략과 수탈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사과가 반드시 선행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호권 광복회장은 독립운동가 故 장준하 씨의 장남이며 지난 5월 31일 광복회 2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다음은 축사 전문.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대통령님

오늘은 우리가 나라를 되찾고 민족이 해방된지 77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감격과 환희로 맞이했던 광복이었다. 그러나 이 광복은 우리 자체의 힘으로 완전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한 탓에, 외세에 의한 분단이 시작되고 동족 상잔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그 상처가 오늘날까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족 분단이라는 가슴아픈 현실이 눈앞을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그 완전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한이 아직도 일본과의 대립으로 양국 관계가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시간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오늘날까지 일본과의 관계는 근본적인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대안없는 미래로 가고 있다. 이렇게 불완전한 한일관계는 향후 동북아 정세 속에서 양국이 함께 침몰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서로가 가져야 하기에,이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혹한 국제 정세가 동북아시아에서도 그 영향을 줄 것이란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우리는 이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할 이 땅이 또다시 격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폐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국 특히 일본과의 공존 공생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난 역사 속에서 깊이 새겨진 민족적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본의 과거 침략과 수탈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사과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나서 우리는 이를 심사숙고하여 받아들여 장차 우리 후손들이 평화와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준비하여야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정부에서는 일본과의 공존 공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외교는 타협이라 하지만 양보엔 한계가 있는 것이고 자세에는 범해서 안되는 원칙이 있다. 우린 간과해서도 간과시켜서도 안될 것이다. 아직도 일본은 은연중에 극우 세력의 식민사관을 통하여 한반도 침탈을 범죄가 아닌 호혜였다고 호도하는 등 오만함과 불순함을 가지고 시도 때도 없이 우리 자존을 짓밟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

우리는 일본으로 하여금 그것이 진실로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일본이 잘못을 인정할때 비로소 우리 미래에 공존 상생을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 자신들은 나라의 자존을 망각하지 않고 민족 자립을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 각자가 공동체가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어서는 이 민족의 희망이 멀어진다는 것을 자각하고 단결하여 마음마다 뿌리의식을 깊이깊이 심어 대한민국을 건전하고 자랑스러운 국가로 바꾸고 항구적인 한민족의 터전을 만들어 평화롭게 살아가길 기원한다.

우리 독립운동가 후손들 또한 조국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십시오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가 조국을 위해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후손이 되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우리의 땅이다. 우리의 나라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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