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육군 제17사단에서 열린 초청행사에 참석한 귀환국군용사들의 모습. (사진=귀환국군용사회,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지난 2018년 육군 제17사단에서 열린 초청행사에 참석한 귀환국군용사들의 모습. (사진=귀환국군용사회,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6·25전쟁의 참상을 전해왔던 국군 귀환용사 故 이규일 씨의 발인이 14일 진행된다.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그의 빈소는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됐다. 이 씨의 별세로 국내 생존 중인 국군 귀환용사는 이제 14명으로 줄었다.

'국군 귀환용사'라 함은, 지난 6.25 전쟁에 국군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북한군·중공군에 의해 전투 중 포로가 된 후 탈출해 국내 귀환한 용사들을 뜻한다. '귀환국군포로'임에도 통상 '국군 포로'라고 불려왔는데, 국내로 귀환해 생존신고를 마쳤다는 의미에서 '국군귀환용사'라는 용어가 보다 더 정확하다.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국군귀환용사 이규일 씨는, 1933년생으로 지난 1950년 12월 국군 제3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기관포 소대원 등으로 임무 수행 중이던 1951년 2월 강원도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에 의해 포로가 됐다.

그러다 57년이 지난 2008년 5월경, 아내와 막내딸 그리고 손녀 등과 함께 자력탈출해 반년만에 국내로 귀환했다. 무려 57년만에 국내로 돌아와 귀환 신고를 하기에 이른다.

故 이규일 씨가 살아생전 언급했던 소원 중 하나는, 북한에 남겨겨 여전히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수만명의 국군포로 용사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6월, 기자가 국군 귀환용사 유영복 씨를 만나 귀환국군용사회 등을 통해 확인한 바 이들은 국방부 혹은 전쟁기념관에라도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 용사들을 위한 추모비(追慕碑)를 건립하길 희망했다.

6.25전쟁에서 국군 소속으로 북한군과 전투 중 포로로 잡혀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은 무려 8만4천여명에 달한다. 휴전 당시 송환된 이들은 불과 8천300여명일 뿐, 남겨진 7만6천여명 국군용사들의 생존 여부를 알지도 못한 채 72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들의 귀환신고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국군귀환용사 방문 모습,(사진=귀환국군용사회, 일부 편집=조주형 기자)
국군귀환용사 방문 모습,(사진=귀환국군용사회, 일부 편집=조주형 기자)

그러다 지난 1994년 조창호(故) 소위를 시작으로 북한에서 자력 탈출해 돌아온 이들 귀한국군용사들은 80여명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남북관계의 굴곡과 정책 추진의 의지·동력의 문제 등으로 남은 7만6천여명의 흔적은 잊혀졌다. 이규일 씨를 포함해 지난 봄까지 국내에 생존한 귀환국군용사들은 15명이었다.

그들 중 한명이었던 이규일 씨는 지난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귀환국군용사들이 초대받은 자리였다.

취임식에 귀환국군용사들을 초대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24일, 신라호텔에서 오찬을 열었는데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이종섭 국방부장관,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이 함께한 이 자리에 국군귀환용사·유엔군참전용사들도 초대했었다. 다만, 이규일 씨는 이 자리에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전장에서 산화한 참전용사가 아직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하에 잠들어 계신다"라며 "지금도 북한에 억류돼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국군포로들도 계시는데, 마지막 한분이 가족 품에 안기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에도, 귀환국군용사 이규일 씨는 끝내 지난 8일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빈소는 국군수도병원 201호에 마련됐고, 지난 13일, 이종섭 국방장관과 박민식 보훈처장이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를 전했다. 故 이규일 씨는 14일 오전 발인 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한편, 귀환국군용사에 대한 <펜앤드마이크>의 심층기사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종군기자 눈에 비친 한국전쟁.2021.06.25(사진=연합뉴스)
종군기자 눈에 비친 한국전쟁.2021.06.2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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