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2일 미리 배포한 신년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엉이바위를 언급했다가 삭제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김 장관은 당초 배포한 신년사에서 “한 시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이라고 표현했던 모든 필연적인 선택의 결과가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기회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어제 봉하에서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아래 묘역을 참배하면서 부엉이 바위에서 내딛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한 걸음이 그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부엉이 바위는 지난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도중 투신자살한 장소다. 김 장관은 전날 개인적으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겨울 눈, 비 속에서 광화문을 내딛던 촛불 시민들의 한발 한발 역시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길이었겠지요”라며 촛불 시위를 언급했다.

김 장관은 현 정권과 성향이 비슷한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환경특보를 맡았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원제안·제도개선·지속가능발전 비서관을 지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실제 신년사에서는 '부엉이바위' 부분을 삭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간 관계상 사전 검토 없이 초안을 배포했다”며 “해당 내용이 신년사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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