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칼럼] 한중 수교 30년, 이대로 좋은가? 
[연상모 칼럼] 한중 수교 30년,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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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올해 8월이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만 30년이 된다. 한중수교가 30년이 된 지금, 양국관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물어보고 큰 매듭을 지을 때가 되었다.  

양국은 수교한 이래 30년 동안 서로에 대한 인식과 실제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국관계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 국력의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초기에 양국관계는 경제분야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양국관계는 실용적인 정책에 가려져 있었던 차이점이 드러나면서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면 양국관계가 악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인 이유는 양국관계에 있어서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나, 근거 없이 잘못된 기대를 서로에 대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로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화했다. 

첫째, 한중관계는 순수한 양자관계와 미중관계에 있어서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양자관계에 있어서 양국은 한반도 통일, 북핵문제를 포함한 북한문제 등에 대해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간에는 단순히 양국관계의 차원을 넘어서 미중 간의 전략적 문제가 있다. 한미동맹과 북중동맹의 대립이 존재한다.  

둘째, 당초 양국은 상대방에 대한 근거 없이 높은 기대를 갖고 있었다. 우선 한국은 중국과 경제협력과 인적교류가 많아지면, 중국이 북한을 부담으로 느끼고 한국편으로 올 것이라고 당초 예상했다. 반면에 중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이 정치적, 안보적으로 중국이 원하는 만큼 순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러한 기대는 모두 허상이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셋째, 양국은 과거의 중화질서의 틀의 그림자에 있었으며, 양국 간의 갈등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이익만을 강조하는 ‘가장된 우호’를 가져 왔다. 한중수교 이후 양국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양국이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과거의 중화질서의 양국관계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주권평등의 국제정치질서의 시대로 변화한 현재 양국은 과거의 중화질서의 틀에서 벗어나서 건설적인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어야 했다. 하지만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지 못함에 따라, 양국은 갈등이 나타날 때마다 놀라거나 실망하고 상대방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중국은 ‘구동존이(차이점은 보류하고 공통점은 추구한다)’라는 명분 하에 우호관계를 강요하면서, 양국관계의 문제를 인위적으로 봉합하려 했다. 한국은 중국에 전반적으로 순응하는 자세를 보였다. 한국은 양국관계의 피상적인 우호만을 찬양했고 불편한 진실을 제기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북한의 무력도발 및 핵개발의 저지,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기대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너무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관점에서 중국에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면서 우리가 중국에 대한 수 개의 레버리지들 마저 포기하고 한중 우호에 매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로 한국은 중국에게 순응했고 중국에게 앞으로도 순응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주었다. 그런데 양국은 사드문제로 불편한 진실을 만나게 되었다. 양국이 그간 가져왔던 ‘가장된 우호’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적으로 우리가 할 일은 양국 간에는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가능한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기대를 가질 때 서로 놀라거나 과도하게 상대방에게 분노할 수 있다. 이는 양국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양국관계에 있어 구조적인 차이가 있지만, ‘우호외교’의 틀에 인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양국관계는 좋은 관계의 환상을 계속 가지면서 새롭고 필요한 조정을 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관계를 더욱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양국이 건설적인 관계를 수립하는 ‘새로운 틀’이다. 한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상적인 우정의 틀에서 벗어나서 현실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될 것이며, 우리 외교의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중국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지만 함부로 상대할 수 없는 이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집착을 보이면서 한반도국가의 순응을 원하는 데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대응방안이다. 그리고 중국이 즐겨 사용하는 ‘우호관계’의 틀에서 나와야 한다. 중국은 친구관계라는 것을 강조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국에 잘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불러일으키는 전술을 사용한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양국이 건강한 관계를 수립하는 ‘새로운 틀’이다. 중국은 한국을 협의와 타협의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한국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한중관계는 주로 “미중 신냉전에서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해야 하나?”로 귀결된다. 하지만 우리는 “한중 양국관계에서 우리가 양자 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한중관계가 미중관계와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우리가 현재 한중 간의 양자문제에서 잘못하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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