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할 사면심사위원회가 9일 오전9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리게 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면심사 주요 후보군에 오른 인물 중 눈길이 모아지는 인물은 바로 김경수 前 경남도지사다.
관례적으로 형기의 60%가량 채운 인물을 대상으로 정부는 사면심사대상 후보군으로 봐왔던 만큼 그의 사면대상 선정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경수 前 경남도지사의 경우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각종 이야기가 난무했었는데, 그가 수감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 7월21일 재판부에 따르면 김 지사는 드루킹(본명 김동원) 일당과 공모해 지난 19대 대선 주요 기간 동안 언론기사 7만6천건에서 유권자에게 노출된 118만건의 글에 대해 무려 8천800만회의 공감·비공감 횟수 등을 조작해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는다.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준비하던 인물이, 유권자들에게 가감없이 노출되는 글의 집중도를 보여주는 수치를 조작하는 데에 공모했던 것이다. 이는 불법적 수단을 통해 정치권력이 선거 직전 여론을 호도해 조작하려 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초(超) 헌법적 범죄 행위로 마땅히 법의 철퇴를 맞게 됐다.
지난 8일 대통령실은 그의 사면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내용은 없다"라고 밝혔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한 듯하다. 각종 언론보도와 관계없이 이같이 관측되는 근거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발언에 기인한다.
'드루킹 여론조작' 등과 같은 일종의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대한 문제인식을 가졌던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난해 7월29일 국민의힘 소속 대선경선 예비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그날 청와대 앞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드루킹 대선 여론 조작"이라는 팻말이 세워진 청와대 앞 시위 현장에 직접 나섰었다.
그날 윤석열 대통령은 "저도 부정선거 사건에 대해 과거에 수사를 해봤지만, 여론조작 측면에서는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사건과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라면서 "정부의 정통성에도 심각한 국민들이 의문을 갖게 되는 사건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선거의 최대 수혜자이며 국정 최고 책임자로써 반드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라고 비판했었다.
같은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따르면, 매일경제·MBN 의뢰를 받아 지난해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만18세 이상 남녀 1천102명을 대상으로 (김경수 전 지사 판결에 대해)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한지를 조사했다. 여기서 응답자의 50.5%가 "필요하다"라고 답변했고, "필요하지 않다"라는 의견은 42.8%로 나타났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0%p).
그로부터 한달이 경과한 그해 8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국민약속 비전발표회에 나서서 "윤석열 정부에서 드루킹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 등이 있은 후 약 1년이 경과한 9일, 윤석열 정부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들을 심사하게 된다. 법무부(장관 한동훈) 소식통에 따르면, 9일 열리는 사면심사위원회 이후 이르면 12일쯤 이번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 최종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여러 언론을 통해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사면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논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현 집권여당의 그간의 기록은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 이게 尹心인가···민주주의 파괴 공모범(犯) 8·15 특사 가능성 띄웠다
- '與 이재명 대장동 의혹 특검론'에 힘싣는 법사위···국감 코앞 '폭풍 전야'(전문)
- 국민의힘 비전발표회 나온 尹 "윤석열정부에선 조국도,드루킹도,추미애도 없을 것"(전문)
- '文의 답변' 들을 수 있을까?···'민주주의 훼손실태' 지적한 국민의힘 긴급의총
- 드루킹 불법 여론 조작, 文 대통령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 '절반'···탄력 받는 尹
- "文 대통령님, 민주주의 파괴한 불법 댓글 사과하세요!" 文 향한 尹의 사이다 일침
- '드루킹 여론 조작 後 폭풍'···안철수, 文 겨냥 "떳떳하면 입장 밝히세요!"(전문)
- 文 대선 기간 맞물린 김경수-드루킹 여론 조작···與 집권 정통성 의혹 '일파만파'
- 文,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집권 정통성 뿌리부터 '흔들흔들'···무기력한 野는 사과 요구만?
- '김경수 댓글조작'은 집권 정통성의 문제이자 민주주의 훼손인데,'매관매직'?···너무 가볍게 본 이준석의 인식 '구설'
- '文 부울경 집사들 천방지축 수난사' 도덕성에 치명타···與, 내년 선거 '망했다!'
- '모두 발언'으로 확 달라진 尹의 도어스테핑···키워드 제시하는 메시지에 '눈길'
- 尹정부 첫 광복절 사면 대상 발표···이재용·신동빈 올랐지만 MB·김경수는 빠졌다
- [탐사기획 그 後] 文정부의 '보안기관 박살내기' 막후 정치권력의 실체란?
- 대장동과 尹 엮은글 추천조작...대선때 '제2의 드루킹' 확인돼 '충격'
- '드루킹 댓글 조작' 김경수, 가석방 유력?···23일 열리는 법무부 가석방심사위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