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에 출격하는 쏘카, 급랭한 IPO 시장 살릴까?
공모주 시장에 출격하는 쏘카, 급랭한 IPO 시장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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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랭하면서 상장을 연기하거나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증시가 위축돼 제대로 평가를 못받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7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작년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국내 기업들이 IPO를 통해 모은 자금은 총 14조4900억원에 달하지만, 신규 상장 기업 수는 64개로, 지난해 증시에 새로 입성한 기업(129개)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단군 이래 최대 공모액’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단군 이래 최대 공모액’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올해 공모주 시장 LG에너지솔루션 빼면 초라해

특히 올해 공모 금액 14조4900억원 가운데 88%에 해당되는 12조7500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IPO 시장의 성적표는 작년과 비교할 때 처참한 수준이다. 올 1~7월 공모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뺀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불과해, 작년 같은 기간 공모액 총합(6조7200억원)의 20% 밖에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단군 이래 최대 공모액’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023대1, 주문액 1경5000조원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현재 시가총액은 104조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 규모를 자랑한다.

공모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보다 훨씬 저조하다. 올 들어 7일 현재까지 공모 청약을 실시한 기업 63개 중 경쟁률이 1000대1을 넘는 곳은 17개에 그친다. 공모 기업 2개 중 1개가 1000대1의 경쟁률을 넘었던 작년 1~3분기와는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SSG닷컴 등 상장철회로 하반기 분위기도 썰렁

이 같은 침체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상장 일정을 중도 철회하거나 예비심사 청구를 미루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증시 상장을 준비해오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CJ올리브영, SSG닷컴 등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철회가 눈에 띈다. 이들 대기업 계열사들도 최근 경기 침체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업이 언제 상장을 재추진할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 비상장 건설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가 산정을 위해 지난 1월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일정을 연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고 건설업종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공모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기업공개 철회를 결정했다. 작년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말 실적 발표 후 "IPO를 처음 추진했을 당시보다 회사 수익성 개선 대비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너무 낮아 성공하기 어려웠다"며 "IPO 추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재추진 시기가) 언제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J그룹도 CJ올리브영의 연내 상장 계획을 최근 잠정 중단했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하지 않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올리브영이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상장은 내년 이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K그룹 계열 SK스퀘어 자회사인 보안업체 SK쉴더스와 앱마켓 원스토어도 지난 5월 연이은 수요 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비심사 승인 후 6개월 내 상장’이라는 조건 때문에 한국거래소에서 요구하는 보완 자료를 일부러 늦게 제출해 상장 예심 통과와 IPO 시기를 늦추려는 기업들도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카셰어링 기업 쏘카의 상장, LG엔솔이후 상장 대어로 주목받아

쏘카의 박재욱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쏘카의 박재욱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공개를 강행하는 카셰어링(차량공유) 기업 쏘카가 공모주 투심을 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쏘카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올해 첫 코스피 신규 상장 대어로 주목을 받았다.

쏘카는 이달 4~5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10~11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는 9일 공시되지만, 경쟁률이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다수는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이하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쏘카가 상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희망 범위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쏘카의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천∼4만5천원이며,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2천48억원, 시가총액은 1조5천944억원이다. 이는 렌탈업계 1위인 롯데렌탈(1조3천976억원) 시가총액보다 높아 그동안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2011년 설립된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올해 2분기 매출액 911억원에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분기기준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별도기준으로 카셰어링 사업에서는 적자를 지속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청약 흥행의 변수로 떠올라

현재로서는 기업가치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청약 흥행 여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가 선정 과정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를 비롯해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 리프트, 그랩 등을 비교기업에 올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비교기업에 올린 게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쏘카. [사진=연합뉴스]
쏘카. [사진=연합뉴스]

IPO(기업공개) 대어 중 하나로 꼽힌 쏘카 흥행이 불투명해지면서, 하반기 IPO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IPO를 진행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컬리,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이 꼽힌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반등하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성장주의 공모 흥행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3분기 IPO 시장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일반기업 IPO 공모가 눈높이 낮아질 듯

하지만 대어급이 아닌 일반 기업의 IPO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보다는 증시 분위기가 나아진 만큼, 상장할 수 있는 기업은 속도를 내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다른 자금 조달방법의 요구수익률이 높아져서, 남은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공모가 눈높이는 한 단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IPO에 흥행하려면 회사가 공모가를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책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인 회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기업이 시장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부진하게 나왔다"며 "진행 중인 상장 작업은 절차대로 진행하겠지만, 아무래도 공모가 결정에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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