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 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 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 조금씩 현실화되어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2030 커뮤니티에서도 여러 논의들이 벌어졌다. 이들은 배 최고에 비판과 동시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배 최고가 속했던 현 최고위는 이준석 당대표가 지난 2021년 6월 11일 대표직에 취임하면서 출범돼 대선 승리를 거둬 윤석열 정부를 출범시킴과 동시에 국힘을 야당에서 여당으로 만들었고, 지난 6월 1일 치뤄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12석의 광역자치단체장을 당선시켰다. 사실상 이 대표가 이끈 현 최고위가 국힘을 부흥시킨 업적을 세웠는데, 지방선거가 끝난 지 채 2달도 되지 않아 당이 엉망이 되고, 배 최고가 사퇴하게 된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된단 것이다.

한 네티즌은 "지선을 12:5로, 그것도 13:4에 가까운 12:5로 (민주당을) 이기고 최고위 전원 사퇴 결말이면 이것도 참 대단하긴 하겠다"며 "여태 역사상 이런 자살하는 정당이 또 있었냐"는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네티즌은 "여당되고 지선 대승했는데 비상사태"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건 정말 역사"라며 "맨시티와 리버풀이 강등되기 일보직전일 정도로 이만한 바보짓이 또 있냐"고 비웃었다.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팀이 2부리그로 내려가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국힘의 현 사태가 웃음을 자아낸단 것이다.

2030은 정부와 국힘이 광우병 사태와 같이 야당의 선동이나 공격이 아니라 자충수로 자멸에 빠지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며 비판해왔다. 그러다가 29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자 이 대표의 징계를 비판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냉소적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침몰하는 배에서 잘 탈출했다"는 반응도 나오는 실정이다. 

2030 네티즌들의 의견이 모든 2030을 대변한다고 볼 순 없단 지적도 있으나 7월 4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20대의 지지율은 전 주 29%에서 9% 하락한 20%를 기록했다. 20대의 지지율 하락은 49%에서 40%로 지지율이 하락한 60대와 더불어 가장 높은 하락폭을 보여줬다.

2030은 배 최고가 지난달 20일과 23일에 최고위에서 이 대표와 충돌했던 때부터 배 최고를 비판해왔다. 그 전에는 배 최고를 '배카(배현진+각하)'로까지 부르며 좋아하던 것과 정반대의 반응을 보여준 셈이다.

현재 국힘은 배 최고의 최고위원직 사퇴로 비대위 체제 전환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깨고 이례적으로 '권 직무대행이 재신임이 안 된다면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해야 한다'는 본인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낸 형국이다. 배 최고의 사퇴가 다른 최고의 줄사퇴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 최고는 이 대표와 지난달 20일 최고위에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논쟁 후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곧바로 최고위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
배 최고는 이 대표와 지난달 20일 최고위에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논쟁 후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곧바로 최고위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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