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김건희 팬클럽 회장서 물러나겠다...이준석 무고죄 고발"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며 이준석 당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28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이 자리에서 두 가지 중대한 발표를 하려 한다"며 "'건희사랑' 회장에서 물러나고 다음 주 이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강 변호사는 "작년 11월 김 여사가 어려울 때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건희사랑'을 만들었다"며 "회원들의 소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지금도 회원이 1천명 늘었을 정도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부턴 집단으로 관리될 것이고 대표관리자를 지정했다"며 "오늘부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는 개가 짖어도 새벽이 오고,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하지만 물러남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변호사로서, 윤 정부를 지키고 김 여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두 번째는 다음 주 이준석을 무고죄로 서울 경찰청에 고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무고의 이유로는 "김세의와 강용석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에 대한 무고의 고발"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성상납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주장한 김·강을 고소했는데, 성상납을 받았음에도 안받았다며 고소한 것이기 때문에 형법 156조 무고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이 대표가 김·강을 고소할 때 투자 각서와 맞바꾼 가짜 사실확인서를 그 증거로 제시했는데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증거를 작출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투자각서를 써주고 그 반대로 장기훈 씨로부터 가짜 사실확인서를 받아서 이를 증거로 첨부해 고소했는데, 이는 무고죄의 고의가 입증되는 것"이라며 "허위사실을 경찰에 제공함으로써 아주 악의적인 무고를 행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변했다.

강 변호사는 이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하는 이유에 대해선 "국가적 법에 대한 죄이고 형사사법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죄이므로 고발한다"며 "공익적 위치에서 수사의 면밀성과 엄정성을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자신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소'가 아니라 '고발'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강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그가 이 대표 성접대 핵심참고인 김성진의 대리인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강 변호사가 '건희사랑' 회장직 사퇴와 이 대표 무고죄 고발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여론의 관심은 주로 팬클럽 회장직 사퇴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강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는데도 안받았다'고 전제했지만 아직 수사결과가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무고죄 고발의 전제 자체가 견고한 토대 위에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강 변호사의 기자회견 관련 보도는 일단 영부인 팬클럽 회장직 사퇴 쪽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강 변호사는 본인의 SNS를 통해 끊임없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 왔다. 강 변호사는 본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김 여사나 윤 대통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그의 개인적 친분을 고려했을 때 윗선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 아니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 결과 강 변호사는 소위 '비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한 논란에도 꾸준히 SNS를 정치 발언의 장으로 활용하며 회장직을 유지하던 강 변호사가 사퇴하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30%대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정권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단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강 변호사가 윗선과의 연관 없이 자신의 의견 개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러한 행동이 정권에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때란 것이다.

김 여사도 강 변호사의 'SNS플레이'가 본인 뿐만 아니라 정권에도 부담을 주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얼마 전 주변에 "강 변호사의 정치적 발언이 제 의중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단 오해를 받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제 의사와 무관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작 중요한 점은 강 변호사의 회장직 사퇴 여부보다 그의 SNS를 통한 정치 발언 개진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건희사랑' 회장에서 물러난 후 더욱 자유로운 신분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높일 것인지, 이 대표를 무고죄로 정말 고발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