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이상한 드라마가 시작됐다고 한다.

정치를 이분법으로 갈라 진보는 선,보수는 악으로 규정하는 쌍팔년도 내용이다.

KBS 직원연대는 27일 성명을 통해 "KBS에 월화드라마로 미남당이 방송되고 있다"며 "마약,성착취,살인 등 극악 범죄를 비호하는 악의 카르텔을 드러내는데,느끼한 인상의 권력자는 참보수당 최고위원이다"라고 전했다.

이 드라마에는 무당도 등장한다.무당이 새진보당 후보의 얼굴에 삼지창을 찌르고,이를 통해 참보수당 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만화를 만화 그대로 봤으면 좋겠지만,지금 이런 드라마는 만드는 이유는 궁금하다.

KBS 직원연대는 "웬만하면 창작물에 시비걸고 싶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유독 우파와 검찰을 악마화하는데,좀 심하다"고 평가했다.

KBS 직원연대는 결론적으로 "드라마를 빙자한 좌파 선동에 불과하다"며 "우파는 악이라는 노골적인 설정에 의존하지 않아도 드라마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또 고퀄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직원연대는 "이런 드라마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방송된다는 현실. 최소한 공영방송 KBS가 할 짓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직원연대의 성명 전문.

우파는 악의 축, 이제 드라마로도 민주당에 줄 서는 겁니까?

지금 월화드라마로 미남당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그제 9화, 어제 10화가 방송됐습니다. 9화는 마약, 성착취, 살인 등 극악스러운 범죄를 저지른 자를 비호하는 악의 카르텔을 드러냅니다. 경찰이 용의자를 취조하는 와중에 어떤 권력자가 압력을 넣습니다. 느끼한 인상의 권력자는 참‘보수당’의 최고위원입니다. CG로 부적을 닮은 명함에 당명까지 친절하게 소개합니다. 경찰서장은 설설 기면서 수사팀에게 용의자를 풀어주라고 지시합니다.

9화의 후반부에는 신명시라는 자치단체 시장을 뽑는 선거 날의 풍경이 그려지는데, 참'보수당'과 새'진보당'의 후보들이 대결합니다. 개표 상황이 진행되는 과정에 뜬금없이 무당이 나타납니다. 무당은 새'진보당' 후보의 사진이 붙어있는 저주 인형을 앞에 두고 굿판을 벌입니다. 그리고 개표 후반 새'진보당' 후보가 앞선다는 선거방송의 내용이 흐르는 순간 무당은 새'진보당' 후보의 사진이 있는 저주 인형에 삼지창을 꽂습니다. 무당의 얼굴에는 핏방울이 튀고 갑자기 참'보수당' 후보가 역전합니다.

어제 방송된 10화는 보수를 후원하는 재벌, 9화에서 범죄자를 감쌌던 보수당 최고위원, 그리고 대검 반부패 부장이 여자 무당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나이 어린 여성이 동원된 성접대를 받는 장면을 그립니다.

우리는 창작물을 통해 권력을 비판하고, 그런 비판의 과정에서 다양한 설정과 비유, 풍자가 동원되는 것 자체에 대해 웬만하면 시비를 걸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창작물을 통한 비유와 풍자는 절대 권력 혹은 절대 악에 대한 저항의 몸짓일 때 그 의미가 전달되고 순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그런 절대권력이 없습니다.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이 번갈아 정권을 담당해왔습니다. 심지어 과거 권력 좀 행사했던 보수정당의 대통령이 둘이나 구속됐고, 거대 좌파 정당은 검찰을 이빨 빠진 호랑이로 만들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많은 여성이 좌파 권력자들에 의해 성추행, 성희롱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고, 당시 정권은 그것을 물타기 위해 "피해 호소인"이라는 역겨운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좌파 ‘정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좌파 정권과 코드를 맞춰온 민노총 언론노조원들처럼 개별 사업장에서 권력을 획득한 자들 가운데 일부 역시 성추행, 성희롱 등으로 약자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미남당은 유독 우파와 검찰을 악마화하느라 바쁩니다. 좀 심합니다. 현실에서 좌파가 우파를 공격하는 온갖 코드가 넘쳐납니다. 무당은 우파 권력과 연결돼있습니다. 재벌과 정치인 검찰이 한 편이 돼 무당과 놀아나고, 성접대를 받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무당이 언급되는 선거에서 보수 정파가 아슬아슬한 차이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는 모습은 21대 대선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실에는 좌파든 우파든 온갖 썩은 인물들이 넘쳐납니다. 드라마에서는 유독 우파만 온갖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빌런을 비호하고, 스스로도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악의 카르텔로 묘사됩니다.

이걸 창의력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드라마를 빙자한 좌파 선동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설정과 비유도 조악하고 천박합니다. 대놓고 참'보수당', 새'진보당'을 운운하는 감각도 참 후집니다. 우리 회사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라서 웬만하면 까고 싶지 않지만,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쪽팔리지 않나요?

제작진은 “변칙과 반칙으로 중무장했지만 정의를 실현하는 주인공과 규칙과 원칙으로 점철됐지만 철저한 자기본위인 악당의 대결을 통해 정의라는 미명하에 사람을 공정하게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고 싶다”는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을 공정하게 판단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분들이 특정한 정파를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것에는 왜 문제의식이 없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파는 악이라는 노골적인 설정에 의존하지 않아도 드라마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또 고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좌파적 견해를 가진 시청자들의 말초적 신경에 기대려는 이런 저질스러운 접근은 곧 스토리와 제작 완성도에 자신이 없다는 표현 아닌가요?

이런 드라마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방송된다는 현실. 최소한 공영방송 KBS가 할 짓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드라마가 방송되는데 과연 드라마센터장이나 담당 CP는 전혀 몰랐을까요? 2020년 3월부터 드라마센터장을 하면서 양승동-김의철 체제에서 사실상 드라마센터를 좌지우지한다는 말도 있고, 최근에는 특정 외주 제작사만 챙겨준다는 원성도 있습니다. 유독 우파에만 똥칠을 해대는 미남당의 내용에 대해 과연 드라마센터장은 책임이 없을까요? 이런 저질 드라마를 방송하고도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요? 드라마센터장에게는 오로지 좌파를 지지하는 국민만 국민인가요? 이러고도 국민들이 불만 없이 수신료를 내주시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드라마센터 간부님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2022년 7월 27일

공정방송과 미래비전 회복을 위한 KBS 직원연대

공정방송과 미래비전 회복을 위한 KBS직원연대’의 취지(2021년 10월 1일 발족문 참조)에 공감하시고 참여하시고자 하는 사우들은 아래 직원(대표나 일부 간사)들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백성철,김경원-경영 / 윤선원,김원-R PD / 신상식,김성하-기술 / 장두희,김현기,김형호-TV PD / 정철웅,김철우,민필규,김진문-보도 / 김도환-영상제작 / 유지철-ANN / 최철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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