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총경급 인사 190여명이 지난 23일 현행법에도 없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서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 안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은 가운데, 경찰 출신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들이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규탄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인들은 김석기·김용판·이만희·이철규·윤재옥·서범수 의원이다. 이들 가지회견의 요지는, 경찰국 신설안 자체에 대해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는 것.
지난 23일, 충남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서장회의에서는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울산중부경찰서장 류삼영 총경이 "지금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70~80년대 민주 투사들이 목숨으로 바꾼 아주 귀한 것으로, 이를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혀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일종의 경란(警亂)으로 볼 수 있다.
경찰 중립성의 핵심은 인사권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데, 경찰 인사권은 행정안전부 장관에 의한 인사 제청권을 통해 발휘된다. 경찰청이 행안부 소속 외청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인데,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소속 민정수석·치안비서관 등에 의해 양과 음으로 영향을 받아왔다. 이번 경찰국 신설의 경우 대통령실의 입김을 줄이고 행안부 장관의 인사제청권이 정상 작동하도록 만들겠다는 게 현 정부의 취지라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한차례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경찰 지휘부의 핵심계급인 총경급 인사들이 모여 공개반발한 것이다. 경찰총장이 임명완료되지도 않았는데, 경찰 노조격 단체라고 볼 수 있는 경찰직장협의회(직협)마저 반발 논리에 힘을 실으면서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결국 경찰 출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른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전문]
제21대 국회 국민의힘 경찰 출신 의원들입니다.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총경급 경찰관들의 집단행동은 참으로 우려되는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모임을 종료하고 즉시 해산하라는 경찰 지휘부의 지시를 어겨가며, 회의를 계속하고 경찰국 설치 관련 입장까지 발표한 것은 복무규정을 위반한 도를 넘은 행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냥 정쟁화에 골몰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현 정부의 발목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저들은 지난 4월,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모임을 ‘삼권분립과 민주 헌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검사들의 불법적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습니다.
지휘부의 지시를 어긴 경찰관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조직구성원으로서 경찰국 신설에 찬반 의견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며경찰과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과연,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 낯 두꺼운 후안무치 더불어민주당입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청와대 비서실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것이고, 행안부 장관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침해된다는 것입니까?
신설되는 경찰국은, 경찰의 지휘나 통제를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장관의 인사제청권 등 법상 규정된 권한의 행사를 보좌하기 위한 대부분 경찰관으로 구성되는 16명의 규모의 소조직입니다.
과거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가 비공식적으로직접 경찰을 지휘 통제하고 음습한 밀실에서총경급 이상 인사를 행해왔던 비정상적인 지휘체계를,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과 언론 그리고 국회가 감시할 수 있는 투명한 행정으로 정상화하자는 것입니다.
경찰은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며,법과 질서를 지키는 임무가 부여된 기관으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를 생명으로 하는 제복 조직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수행에 노력해 주십시오.
국민의힘 경찰 출신 의원들은 어려운 여건하에서 국민의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찰관들이 제대로 존중받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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