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시장경제 호황 누린 세대가 전통·가치 때려부수자고 시작한 68혁명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의해 정교한 네오 마르크시즘 이론 구축
68혁명 50주년...PC에 점령당한 유럽과 서구사회
사르코지 "내가 68혁명의 棺 뚜껑에 못질을 하겠다"...한국에서도 이런 정치인들이 나와야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른바 '68 혁명'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정규재 PenN(펜앤드마이크) 대표이사 겸 주필은 11일 '정규재 영상칼럼'을 통해 “1968년 무렵 호황을 구가했던 시장경제 덕분에 물질적 풍요 속에 자라난 철부지 대학생들이 ‘너무 심심해서’ 일으킨 혁명이 유럽 전체를 좌경화하는 기폭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11일 ‘정규재 영상 칼럼’에서 “해마다 68혁명이 시작된 5월이 되면 유럽은 큰 곤욕을 치른다. 5월은 프롤레타리아와 학생, 그리고 반항자들의 계절”이라고 밝혔다. 이어 “1968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68혁명은 죽은 줄 알았던 마르크스주의의 부활을 알리며 유럽 전체를 좌경적 세계관으로 변화시켰다”고 했다. 68혁명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굉장한 파급력을 끼쳤다.

68혁명의 시작은 파리 외곽 낭테르 대학에서 있었던 작은 시위였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남학생이 저녁에 여학생 기숙사에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시위는 들불처럼 파리 전역으로 번져갔다.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은 ‘자유로운 콘돔 구입’, ‘교복 폐지’, ‘대학 서열화 폐지’ ‘반전(反戰) 평화’ 등 ‘제멋대로 말도 안 되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짓까불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누군가는 68혁명은 ‘개망나니들이 삶이 너무 지루해서 벌인 폭동’으로 폄훼하기도 한다.

정 대표는 “1968년 당시 유럽과 서구사회는 일자리는 넘쳤고 시장경제는 호황을 구가했다. 아이들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구김살 없이 자라났고 삶에는 도무지 부족함이 없었다. 도대체 문제라고는 없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젊은이들은 편안한 삶이 지루해서 몸을 비비 틀기 시작했고 젊은 감수성은 ‘문제없는 사회’를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1968년 5월을 정점으로 프랑스와 독일 대학생들은 수업거부, 동맹파업, 동맹수업거부, 가두시위, 학내 갈등, 교사·교수들에 대한 폭력시위에 돌입했다. 그들은 서구사회가 지켜왔던 보수적 가치관을 송두리째 거부했다. 낙태와 안락사, 평등주의 등의 허용을 요구했다.

반면 ‘늙은이 냄새’가 나는 종교와 도덕, 윤리, 시장경제는 부정했다. 프리섹스가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고 낙태는 여성의 권리가 됐다. 동성애 운동도 시작됐다. 기업과 노동의 가치를 부정하는 대신 노동조합의 권리가 강화됐다. 절대적 진리와 가치를 부정하는 상대주의적 세계관이 유럽을 휩쓸었다. 그 결과 유럽엔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민중민주주의를 숭상하는 좌익정권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포장된 좌익이념이 유럽의 정치와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서구사회의 전통적인 윤리·도덕·종교를 다 때려 부수자고 시작된 68혁명이 서구사회를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밀어 넣었다"며 "경박한 대학생들 이른바 ‘이상한 아이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세계를 바꿔버린 것”이라고 했다.

68혁명이 시작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유럽과 미국 등 서구사회는 이른바 ‘PC(Political Correctness)’로 불리는 불타협의 좌익적 세계관에 의해 점령당한 상태다.

문화다양성, 양성평등, 성평등, 노동시장 보호,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좌경화 성향,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주류사회에 대한 비판, 보편적 가치에 대한 부정, 자유의 부정과 평등주의의 강조, 동성애와 이슬람의 수용 등 현재 서구사회는 '상식'으로 간주되는 PC에 반하는 입장을 밝힌 사람들은 왕따를 당하거나 집단에서 배척당하고 일자리에서 쫓겨난다. 심지어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간다. 정 대표는 “이 PC를 깨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트럼프가 유일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영상칼럼에서 68혁명을 이론적으로 정착시킨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적 이론가들과 대표작도 소개했다.

1세대 프랑크푸르트 학파로 분류되는 아도르노와 호르카이머가 쓴 <계몽의 변증법>은 68혁명의 상대주의적 세계관 즉 네오 마르크시즘의 뿌리를 담고 있다. 2세대 프랑트푸르트 학파로 분류되는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은 의사소통 문제를 들어 서구 세계의 문명을 비판했다. 이밖에도 에리히 프롬, 발트 베냐민, 마르쿠제 등 기라성같은 학자들이 프랑크푸르크 학파에 속한다.

정 대표는 “마르크스주의가 정치·경제적 문제를 다루었다면 프랑크프루트 학파는 문화·사회 비평 이론을 통해 자본주의사회를 비판했다”며 “엄청난 연구가 쌓이고 네오 마르크시즘 이론이 구축되면서 1968년 유럽사회에서 학생들을 숙주로 폭력적으로 터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68혁명”이라고 했다. 이어 “프랑스에선 드골의 집권기가 끝나고 유럽 정치는 본격적으로 좌익에게 넘어갔다며 “오늘날 유럽과 세계 지식인들은 거의 프랑크프루트 학파의 세례를 피해갈 수 없었다. 좌파건 우파건 문화산업을 분석할 때는 아도르노의 이론을 가지고 분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그 예”라고 했다.

정 대표는 “68혁명의 진원지였던 프랑스에선 68혁명에 대한 반성으로 ‘68혁명의 관(棺) 뚜껑에 내가 못질을 하겠다’고 밝힌 사르코지와 마크롱 같은 지도자들이 나왔다”며 “우리나라에도 1987년 6월 항쟁의 관 뚜껑에 못질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 나와야 민주주의가 바로 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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