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언론에 "싱가포르 유력, 6월12일 도착…상상력뿐 아니다" 언급
'문재인 복심' 띠 두르고 선거유세 이어 정권 핵심부와 연계 과시 의혹
靑 "6.12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5월4일 정의용-볼턴 만남 이후 통보돼"
한국당 "反외교적…비밀정보 누가 선거운동 재료로 써도 된다 했나 밝히라"

6·13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운데, 오른쪽 뒷모습)의 페이스북에는 같은 친문(親문재인) 핵심 일원으로 꼽히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은 물론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적힌 띠를 차고 지역구 유세를 다닌 모습이 게재돼 있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운데, 오른쪽 뒷모습)의 페이스북에는 같은 친문(親문재인) 핵심 일원으로 꼽히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은 물론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적힌 띠를 차고 지역구 유세를 다닌 모습이 게재돼 있다. 최재성 후보는 자유한국당 배현진,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 등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밤 미·북 정상회담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키로 했다고 직접 밝히기도 전에, 대표적 친문(親문재인) 정치인 중 일원인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회담 일정을 '누설'한 정황이 제기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친문 최재성 후보가 어제(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북정상회담과 관련 '싱가포르가 개최지로 유력하며 6월12일에 도착해 13일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며 "특히 최 후보는 '제 생각이나 상상력으로만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부연설명까지 했다"고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를 두고 "정권 핵심부로부터 얻은 확실한 비밀정보임을 암시한 것"이라며 "친문진영의 힘자랑이 참으로 가관이다. 외교적 결례나 국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 후보가 엄격한 비밀유지가 요구되는 국가의 공적 정보를 자신의 선거운동이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私用)'한 것으로, 공적 정보의 사익화 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누가 미북 당사국이 공식적으로 발표도 하지 않은 비밀 정보를 누설했고 선거운동의 '재료'로 써도 좋다고 허락한 것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외교적 신뢰에 손상을 가하는 반 외교적, 반 국익적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외교적 신뢰와 국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 후보는 10일 오전 11시20분쯤 국회 정론관에서 미북정상회담 및 공약 발표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일정을 '누설'했다. 이로부터 12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37분(한국시간 기준)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의 미북회담 개최를 알렸다.

다음날인 11일 오전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6월 12~13일 그 무렵에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잠정 결정)됐다고 하는 얘기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일주일 전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러 (미국에) 갔을 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이 지난 4일 볼턴 보좌관을 만난 만큼 적어도 엿새 전 청와대는 회담 일정을 알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4일에 통보받고 어떤 경로로 이야기를 들은 줄 모르겠으나 최 후보가 어제(10일) 정론관에서 얘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보안을 유지하며 언론에도 철저하게 함구하던 미북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을 어떤 경로로든 최 후보는 전해들었고, 자랑하듯이 기밀을 언론에 풀어놓았다. 

그가 송파을 민주당 후보 경선을 치르기 전인 지난 3월29일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지역구 유세를 다닌 데 이어, 청와대 핵심부와 밀접하게 연결됐다는 여론을 유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미북정상회담 날짜에 대해 한국당은 장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지방선거(6월13일) 직전에 회담이 확정된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면서도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미북정상회담에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가 합의된다면 당은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렵게 성사된 미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핵 폐기 이전에는 어떠한 경제제재와 압박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6.12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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