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을 찾아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2020.6.17(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기자실을 찾아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2020.6.17(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통일부(장관 권영세)가 지난 12일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판문점 사진'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정부 당국이 14일 "북한 주민의 추방을 직접 규정하는 법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해 추가 파동이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이 '탈북민 추방 근거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밝혔다. 2019년 11월, 당시 북한 목선을 통해 들어온 2명의 탈북민에 대해 통일부(장관 김연철)는 "귀순의사의 진정성이 없다"라면서 이들을 강제 북송처리했는데, 정작 당국자는 추방 근거가 없다고 말한 것.

즉, 문재인 정부가 현행 법률 근거도 없이 북한 주민을 임의 북송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북한이탈주민법)'상 제9조(보호결정기준)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은 집단 살해 등 국제형사 범죄자에 대해 보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에게 "북송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탈북민 보호와 지원에 관한 법률만으로는 북송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해당 당국자는 "북한에 주민이 (대한민국으로)내려오면 1차 합동조사로 귀순 여부를 자유의사에 기반해 확인한다"라며 "(북한으로)돌아간다고 하면 그때 북한과 송환 협의를 하게 되고, 대한민국에 남겠다고 하면 북한이탈주민법을 적용받아 보호와 지원을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북한이탈주민법 상 장관의 탈북민 보호 의무 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련 법조항의 해석이 틀렸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김연철 장관의 "귀순 의사를 인정치 않는다"라던 발언 속 법적 적용이 잘못됐음을 의미한다.

그외에도,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서 우리나라 영토의 범위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어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봐야한다는 시선으로 확장하게 되면, 대한민국 국민이면서도 북한 주민인 이들을 강제로 이동시켰다는 점에서 자칫하다간 불법 구속 의혹 즉 기본권 침해 등 위헌(違憲) 논란으로도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2019년 11월7일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은 북송되던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송되는 어민들은)귀순의사를 표명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라고 알린 바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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