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해오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그만두겠다고 밝혀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예방 차원에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7명의 기자가 코로나로 확진됨에 따라, 기자실 폐쇄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 확산 예방 차원에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코로나 확산 예방 차원에서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변희재, TBS방송 나와 대통령실 발표 직전에 ‘도어스테핑 중단’ 예측

하지만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천공 스승이 도어스테핑을 하지 말라고 한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변 대표는 11일 오전 9시 TBS 라디오 ‘짤짤이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변 대표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전 경상남도당 부위원장과 함께 TBS에 출연해, 진행자의 다양한 질문에 OX로 답을 했다.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계속한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변 대표와 양 전 부위원장은 모두 ‘계속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변 대표는 “지금까지 천공이 얘기한 대로 다 됐다”며 “천공이 도어스테핑 그만하라고 했다. 따라서 99.99% 그만둔다고 보면 된다”고 예언했다. 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중단을 밝히기 9분 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방송을 진행하던 박지훈 변호사는 “두분의 예측이 너무 맞아 떨어져서 무섭기도 하고, 예언 같기도 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변 대표가 TBS 방송에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을 예측한 이유는 ‘지금까지 전부 천공이 얘기한 대로 갔기 때문’이다. 천공이 윤 대통령에게 말한 내용으로 변 대표는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둘째는 조국 뒤통수 칠 것, 셋째는 김건희가 주도할 것, 넷째는 이준석 날릴 것, 다섯째는 도어스테핑 그만하라는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변 대표는 “이번에 이준석 대표 징계도 제가 맞히지 않았느냐?”며 천공이 이준석 대표를 치라고 했고, 그래서 기사까지 났다고 주장했다.

11일 TBS 라디오에 출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전 경상남도당 부위원장. [사진=TBS 유튜브 캡처]
11일 TBS 라디오에 출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전 경상남도당 부위원장. [사진=TBS 유튜브 캡처]

천공, 지난달 23일 유튜브 ‘정법강의’서 “기자들 질문 수준 낮다”며 도어스테핑 비판

변 대표가 말한 천공의 ‘도어스테핑 중단 발언’은 지난달 23일 유튜브 ‘정법강의’를 통해 확인된다. 천공은 “기자들이 아침마다 쫓아가서 막 갖다 들이대는 건 기자들이 잘못하는 거다”라며, 기자들의 수준이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이 끈끈이마냥 “그거는요?” “이거는요”라는 것은 대통령에게 할 짓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1주일에 한번씩 기자회견을 해서, 기자들이 1주일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해서 풀어줄건 풀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질문은 기자들이 하지만, 기자한테 말하듯이 하면 안 되고 국민들에게 말하듯이 해야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법은 “기자들이 질문수준을 올리지 않고 그렇게 계속 하면 국민들이 짜증 낼 것”이라며 “기자라면 대한민국 국민의 대변자로서 뭔가를 찾아내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이 사회가 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이는 도어스테핑의 문제점을 윤 대통령이 아닌 '기자들의 수준낮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논점을 전환한 셈이다.

지난달 23일 천공은 유튜브 '정법강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 [사진=정법강의 유튜브 캡처]
지난달 23일 천공은 유튜브 '정법강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 [사진=정법강의 유튜브 캡처]

민주당 양문석 전 부위원장,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는 코로나가 아니라 말 실수” 주장

TBS에 변 대표와 함께 출연한 양 전 부위원장은 “왜 코로나19 얘기를 꺼내면서 도어스테핑을 그만두느냐?”라는 점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차원에서 ‘저희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고, 말실수, 정책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모습 등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점을 밝히고, ‘앞으로는 정식 브리핑을 통해 하겠다’라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국민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용산(대통령실) 주변에 직원들이 확진이 나와서 좀 걱정이 된다’ 이렇게 하면 맞는데, 갑자기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서 (도어스테핑을) 안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거짓말로 받아들인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면 다른 부처도 전부 기자회견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변 대표와 양 전 위원장이 출연한 이 방송은 오늘이 두 번째로, 지난주에 두 사람이 처음 출연한 방송은 조회수 55만을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명의 진행자들은 양문석의 ‘양’과 변희재의 ‘변’을 조합한 ‘양변기 신드롬’까지 낳고 있다고 자평했다.

변희재, 윤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율 하락을 예측하기도

특히 변 대표는 ‘7월 내로 20%대까지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자기반성을 하지 않으면 극단적 지지율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변 대표는 “편차가 심한 여론조사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갤럽조사에서도 지지율이 30%대로 나왔다”면서 “가장 낮은 미디어토마토에서는 이번 주에 20%대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두군데가 20% 들어가면, 진짜로 20%대로 가버린다고 예측했다.

다만 대통령실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뭘 잘못했는지 되돌아본다면 그것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올 경우, 10%대로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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