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메도우 前 백악관 수석보좌관의 보좌관인 캐시디 허친슨이 지난 28일 워싱턴에서 증언 전 선서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마크 메도우 前 백악관 수석보좌관의 보좌관인 캐시디 허친슨이 지난 28일 워싱턴에서 증언 전 선서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캐시디 허친슨이 마크 메도우가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공격 후 대통령 사면을 요청했었음을 증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밝혔다.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수석보좌관이었던 마크 메도우가 자신의 10개월간의 백악관 공직 복무에 대해 사면을 요구하면서 공무를 마무리 지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증언에 따르면 메도우는 트럼프가 1월 6일 시위의 군중을 고무하고 격려하는 걸 막으려 하지 않고 주저했으며, 트럼프를 막으려 했던 이들과 엮이고 싶지 않아 했다고 한다.

이 증언은 메도우의 보좌관이었던 캐시디 허친슨로부터 나왔다. 캐시디는 메도우의 책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에는 언급되지 않은 26세의 여성이지만 백악관과 미 의회의 前 보좌관들의 말에 따르면 메도우 부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바이든의 승리 확정을 막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으로 돌격했던 1월 6일의 전날에 대해 증언했던 허친슨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메도우에게 폭력 사태의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경고하는 와중에도 메도우는 아무런 동요 없이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손으로 넘기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섭고 초조했다"고 허친슨 씨가 화요일 의회 특별 위원회 앞에서 증언했다. 이는 허친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월 6일 의사당에 가려 했었던 사실을 알게 된 후 메도우와 나눴던 첫 대화를 묘사한 후에 나온 발언이다.

메도우는 그가 시니어 파트너로 근무중인 '보수주의자 공동 협회'에 남긴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의회가 위원회 증언 거부한 메도우를 체포하라고 결의했지만 법무부가 그러길 거부한 바 있다.

그의 변호사 조지 털윌리거는 "내가 오늘 본 증언은 내 판단에는 단 5분간의 기초적인 교차검증만으로도 거짓임이 드러날 것"이라며"어디서 알게 됐는지, 정확히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했는지, 그것이 직접 체험한 지식인지" 의심을 제기했다.

메도우는 위원회에 문자와 다른 메세지들을 제시했지만 트럼프가 요구한 사면 특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증언하기를 거부했다. 이제 문제는 새로운 증언이 메도우로 하여금 태도를 바꾸도록 할 것인가다.

베니 톰슨(민주당, 미시시피) 위원회 의장은 메도우가 도움을 제공할지의 여부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前 백악관 수석보좌관 믹 멀배니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추측건대 이 사태가 끝나기 전 메도우에게서 증언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멀베니가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멀베니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허친슨은 "자신이 트럼프의 선거운동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나눴던 이야기를 메도우에게 전달했을 당시 메도우는 1월 2일 밤 자기 사무실 의자에 앉아 핸드폰 화면을 넘겨 보고 있었다"고 했다. 또 허친슨은 줄리아니가 자신에게 "우린 의사당으로 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거기 올 것이고, 메도우도 알고 있으며, 허친슨이 그에 관해 메도우와 이야길 해봐야 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허친슨은 "메도우가 핸드폰을 보느라 위를 올려다보지 않았고 '캐스(캐시디 허친슨을 줄여 부르는 이름), 그런데 난 모르겠어, 1월 6일에 일이 정말 심각해지고 나빠질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친슨은 그녀의 상사가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했을 당시 백악관 내부에서 이뤄졌던 일들에 대해 심도있게 증언했다. 트럼프는 1월 5일 로저 스톤과 마이클 플린에게 전화를 넣으라고 요구했는데, 이들은 한때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다. 이들은 트럼프에게 경합주에서 선거를 재실시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허친슨은 같은 날 바이든의 선거 승리를 막기 위한 계획을 짜기 위해 줄리아니와 함께 윌라드 호텔에서 모임을 가지려는 메도우를 자신이 막았다고 증언했다. 메도우는 직접 참석하는 대신 핸드폰으로 모임에 참여했다고 했다.

1월 6일 아침 작전참모부장이 메도우에게 군중이 총·피스톨·라이플·곰 스프레이·몸 보호대와 창을 소지했다고 보고했던 순간에도 "메도우가 핸드폰 위로 올려다보지 않고 있었다"고 허친슨은 증언했다.

작전참모부장이 말을 끝내고 "메도우가 뭔가를 말하는데 몇 초가 걸렸다"고 허친슨은 말했다. 마침내 메도우가 올려다보고는 "대통령께 말씀드렸습니까?"라고 물었고 참모부장이 그랬다고 하자 메도우는 "그래요. 좋아요"라 했다고 허친슨은 증언했다.

트럼프가 집회를 떠났을 때, 허친슨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우연히 들었다고 했다. 메도우가 대통령에게 "제가 대통령님을 의사당으로 모실 수 있도록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비밀경호국(The Secret Service)이 거부했다고 한다.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둘러쌌을 때, 허친슨은 메도우의 사무실로 가서 그가 현 상황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그녀는 "폭도들이 정말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대통령께 말씀하셨습니까?"라고 질문했다고 했다.

허친슨에 의하면 메도우는 "아니, 대통령님은 지금 혼자 있고 싶어하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친슨은 당시 "어떻게 메도우를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신경을 쓰셔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잠시 후, 백악관 법률고문이었던 팻 시폴론이 홀 아래로 달려내려와 메도우가 사무실에 있냐고 물어봤다고 그녀가 말했다.

허친슨의 기억에 의하면 시폴론은 "메도우 씨, 아래로 가서 대통령을 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메도우는 "대통령님이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에 시폴론은 "무슨 조치라도 해야만 합니다"라며 "왜냐면 사람들이 죽을 거고 손에 피를 묻히게 될 거란 말이오! XX!"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허친슨은 의사당 밖에서 시위대가 외치는 "펜스를 목 매달아라"라는 구호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미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의 식당에서 들었다고 했다.

메도우 사무실의 로비에서 허친슨은 시폴론이 "시위대는 말 그대로 부통령이 교수형되길 외치고 있다고요, XX"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메도우는 "당신도 대통령의 말씀을 들었잖습니까, 대통령은 펜스가 그래도 싸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라며 "대통령님은 그들이 그 어떤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허친슨은 집무실에서 들은 대화에 기초해 메도우가 말한 '그들'이 폭도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과거, 메도우가 1월 6일에 대통령이 의사당으로 가도록 하는 계획을 지지함으로써 트럼프에게 기회를 제공했던 것을 시폴론이 우려하고 있었음을 시폴론이 시사한 바 있다.

허친슨은 "그는 내게 말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선 안되게 해야 한다, 이는 법적으로 아주 끔찍한 발상이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내게 계속해서 메도우에게 말하라고 다그쳤다"며 "왜냐하면 내 생각에는 시폴론이 실은 메도우가 대통령과 함께 그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츠 체니(공화당, 와이오밍) 위원회 부의장은 "백악관 수석보좌관 마크 메도우가 1월 6일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사면을 받고 싶어 한다는 의도를 내비친 적이 있냐"고 물었다.

허친슨은 "메도우가 정말로 사면을 요구했었다"고 했다. 어떤 행동이 그의 사면을 필요로 했는지는 당장 분명하진 않다.

이 문제와 깊이 관련된 인물 A씨는 메도우가 사면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으나 그 이상 자세히 말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메도우 前 백악관 수석보좌관. 그는 지금까지도 2021년 1월 6일 '美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조사 의회 특별위원회에 출두해 증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마크 메도우 前 백악관 수석보좌관. 그는 지금까지도 2021년 1월 6일 '美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조사 의회 특별위원회에 출두해 증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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