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0.7.10(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0.7.10(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여직원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켜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2주기 추모제가 이번 9일·10일 열리게 됨에 따라 2차 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는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수뇌부 인사들의 행적과도 맞물려 있어 눈길이 모아진다.

우선, 문제의 추모제는 '박원순과의동행'이라는 조직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9일 오전9시부터 저녁9시까지 조계사와 창녕 등에서의 일정에 이어 10일 시민성묘 일정이 계획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 혐의에 따른 2차 가해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추도식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추도식이 있었는데, 이 사건 배경은 그 전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20년 7월9일 박원순 前 시장은 딸의 실종신고 이후 경찰이 수색작업에 나섰는데, 이날 시청에 '몸이 아프다'며 출근하지 않았다. 사라진 당일 직전에는 여직원 성추행 신고가 있었던 것.

실종 신고 당일 오전 10시53분경 검은 모자와 옷을 입고서 서울 와룡공원 일대 cctv 등에 포착됐다. 박 전 시장은 실종신고 그 다음날인 10일 새벽0시1분경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일대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지난 2021년 1월14일,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박 전 시장 피소 유출 의혹을 받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은 이같이 전개됐지만, 그해 7월9일에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그의 부인 강난희 씨를 비롯해 80여명의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이 조계사에 자리했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우상호 비대위원장 내정자.(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우상호 비대위원장.(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던 우상호 現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2월10일 자신의 SNS에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라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야기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시장의 속옷을 정리하게 하고, 시장 가족들이 먹을 명절음식을 사는 일들도 정책으로 계승하실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리기에 이른다.

박홍근 現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박 전 시장의 장례식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그의 49재 종료일(8월26일) 자신의 SNS에 "(박 전 시장의)독보적 업적도 있는 그대로 만큼 역사로부터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다.

지난 3월25일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혼자 결정한 게 아니라, 박 전 시장을 모셨던 분들과 서울시 분들이 요청했다"라면서 "당시 우리 당 입장이나 집행위는 이 사건 실체를 전혀 몰랐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이력을 뒤로하고서, 지난달 29일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단체장 발(發) 추문이 있어서 당의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던 과거의 아픔이 있다"라고 진단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박 전 시장에 대해 "롤모델", "그를 계승할 것"이라고 한다거나, "독보적인 업적"이라고 했던 이들이 현재 민주당 비대위 지도부를 차지하고서 거꾸로 "단체장 발 추문으로 인한 아픔"이라고 말한 셈이다.

한편, 이번 박 전 시장 2주기 추도식이 열릴 것으로 알려진 9일 조계사 현장에 과연 민주당 인사들이 올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더불어민주당 명의의 고 박원순 서울시장 추모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20.7.12(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더불어민주당 명의의 고 박원순 서울시장 추모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해당 사진의 글씨체는 바로 간첩전력자인 故신영복 씨의 글씨체. 2020.7.12(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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