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정부, 수습책 없으면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
최근 장제원 모임 강연에서 "국민의힘,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집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평가와 국민의힘 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에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진단을 빨리 해서 수습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3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굉장히 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잇달아 나오는 데 대해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어느 여론조사기관 발표를 보면 지금 지지도가 45%밖에 되지 않고 부정적인 게 50%가 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부 출범한 지가 한 달 20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사태가 났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새로 수립하면 인수위 시절에 이미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들을 초기에 내놓을 수 있는 준비를 했어야 된다. 실질적으로 인수위가 끝나고 정부가 출범했는데 과연 이 사람들이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을 정확하게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정확한 대책이 나올 수 없고, 정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민이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냐"라며 "정부의 역할은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변해야 된다. 60년대, 70년대에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하기 위해서 정부가 재벌 위주로 계속해서 정책을 운용했는데 이제는 그 사람들은 다 자라서 사실 정부와 맞상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면 그 다음은 어떻게 끌고 가야 할 거냐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50일만에 '데드크로스' 위기에 직면한 것은 이처럼 명확한 진단 없이 각종 대책을 발표하며 국민 불안을 키웠기 때문이라면서 현 정부 경제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재벌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내버려 둬도 자기네들끼리 마음대로 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심각한 상황은 2012년 금융 위기 이후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복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대기업 지원책 보다 중소기업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 제반 여건은 말이 선진국이지, 선진국과 같은 사회 정치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자살률은 OECD 평균의 배가 넘는 상황이고 노인 빈곤율은 세계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제일 최저를 보이고 있고 양극화는 심화된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어떠한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당대표를 놓고 내부 갈등을 키우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을 해서 사실은 여당이 결속을 해서 정부를 보좌해줘야 되는 입장에 있는 것 아니겠냐"며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에 있기 때문에 당의 기능이 보다 원활하게 해서 지금 야당과 협치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지금 초기 당내 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서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만든 당내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대해선 "하나의 공부 모임"이라며 "그것(계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장제원 의원이 21대 국회 시작 때,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분이 거론도 되지 않았을 때, 소위 혁신을 위해서 만든 국회 공부모임"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 2년 가까이 모임을 못 했는데 이번에 다시 모임을 갖고 우리나라 혁신의 갈 길을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강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사는 집단인 것 같다"며 "국민의힘은 과거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등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기득권 정당', '돈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정당'이라고 (인식)해선 변화하는 국민들의 정서 속에 절대로 표를 극대화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승리의 결과를 냉정하게 보자면 그 좋은 환경에서 여론조사기관이나 많은 사람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견했는데 왜 선거 결과가 불과 0.73%포인트 격차밖에 되지 않았느냐"면서 "국민의힘은 이것의 의미를 냉정히 판단하고 무엇이 잘못돼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는지 냉정히 분석하고 대응하지 않고서는 1년 후 총선에 제대로 전망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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