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핵관도 윤핵관 의식해 자기검열하는 의원들도 모두 때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청년문화플랫폼 '호랑이굴'(대표 여명숙)이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마련한 첫 포럼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축사에서 쏟아낸 발언들이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이 대표는 좌파 진영에 의해 성역화된 우리 사회 도처의 여러 이슈들을 비겁하게 피하기만 했던 우파 정치를 비판하며 "가까이는 익명 인터뷰 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공성전의 대상이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이제 우파가 공성전 중에서도 건드리기 힘들었던 성(城)을 건드려야 한다. 성역이라고 하는 것은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소위 사회적 약자라고 하는 분들에 대해 이슈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탄압받기 일쑤여서 아예 안 건드리는 게 패턴화돼 있었다. 이제는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 관련 이슈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문제제기에 대해 진보는 혐오라 몰아갔고, 보수는 비겁함으로만 대응했다"며 "특히나 보수 진영에는 흔히 '그거 건드려서 득본 경우 많지 않다, 건드리지 마라'란 말이 있다. 스스로 성역화했고 또 비겁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진영 가릴 것 없이 접근 자체를 하지 않는 영역, 또는 접근했을 때 반사적으로 혐오라 몰아가는 영역들에 대해 풍부한 담론을 막고 있었다"며 "TV토론하고 공론화하고 그들의 행동 양식을 바꾸게 하려는 방식이 공성전에서 옳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비겁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 많은 이슈들이 곪아터지기 전에 이슈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세미나를 준비한 최재형 의원을 향해 "그동안 혁신위는 거의 대부분 망했다. 피상적 이슈만 건드려서 그렇다. 언론이 받기 좋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 같이 이미 거의 없는 것들만 재탕, 삼탕했다"며 "실제 우리 사회에 수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비겁하게 다루지 않았던 이슈들을 통쾌하게 다루는 문화가 태동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이 이끌 혁신위도 이 같은 이슈들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말씀하셨다. 그런데 자유의 실체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대통령께도 몇 번이나 말씀 드렸다. 지금 우리가 공산주의의 위협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자유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린 자유는 '검열에 대한 자유'였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할 때, 통신을 할 때, 소통을 할 때 검열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고 스스로 검열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문재인 정부 내내 겪어왔던 어려움이고 불편함"이라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바로 이것에 대해 전면적으로 공성전을 해야 한다. '할 말이 있으나 자기검열하는 사람들', '할 말이 있는데도 타인의 압력에 의해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가까이는 익명 인터뷰 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들', 모두 공성전의 대상"이라고 역설했다.

바로 이 대목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윤핵관들을 의식해 자기검열하는 정치인들', '자기 소신 없이 권력의 향방에만 따라가는 정치인들'과 맞서겠다는 것"이라며 "'익명 인터뷰로 당대표인 자신을 내내 흔들었던 당과 대통령실 안팎의 정치인들'도 대놓고 저격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김정재 의원은 같은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 대표가 혁신위원 5명을 직접 지명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이 허위사실을 이야기했다"며 "조속히 제가 지명한 5명이 누구인지 밝혀라. 오늘 혁신위 첫 회의가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혁신위에 대해 이준석 사조직론을 내세워 끝까지 흔드려고 하는 모습이 의아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익명으로 이야기하는 분들은 익명이라 무책임해 이제 익명하지 말랬더니 실명으로 허위사실을 이야기한다"며 "뭐라 해야될지도 모르겠다. 혁신위를 이렇게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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