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그 後] 文 적폐수사 칼날맞은 국정원 요원들 신원(伸冤) 나선 尹정부···개혁 예고
[탐사기획 그 後] 文 적폐수사 칼날맞은 국정원 요원들 신원(伸冤) 나선 尹정부···개혁 예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국정원의 새로운 원훈. 국정원은 24일 새로운 원훈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2022.06.24(사진=중앙정보부의 탄생,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편집=조주형 기자)
국정원의 새로운 원훈. 국정원은 24일 새로운 원훈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2022.06.24(사진=중앙정보부의 탄생,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편집=조주형 기자)

국가정보원(원장 김규현)이 지난 24일 1급 보직국장 27명에 대한 대기 발령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행해져 왔던 안보역량의 왜곡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일종의 감찰이라는 평이다.

그간 국정원이 처해 왔던 핵심적이면서도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정치적 중립성 확립'이다. 현대의 국가정보기관이 현용 정치권력의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꼿꼿하게 직언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이는 지난 72년간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정세 하에서 본연의 임무수행 역량 보존과 조직의 생존성과도 연결된다.

즉, 정치권력에 의한 안보역량 훼손 가능성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정원 이번 조직 사업 추진 예고에 앞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아래 안보역량이 훼손당했던 대표적인 사례를 밝혀본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기자는 수도권 외곽의 한 사무실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던 유성옥 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던 적 있다. 과거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으로 임무를 수행했던 그는, 노무현 정권 당시 10·4 남북합의서 초안을 작성했던 국정원 엘리트 요원이었다.

정치권력이 개입하는 등의 행위를 두눈으로 목도한 그는 훗날 이명박 정부에서 심리전단을 맡았는데, 그 시절 벌어졌던 국내 문제가 바로 '광우병 사태'였다. 자칭 범(汎) 진보 성향 세력권에서는 광우병 선동에 열을 올렸고, 그 배후에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 양상이 맞물리면서 혼전 양상이 빚어졌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그 배후의 이적(利敵)세력을 추적했는데, 대북공작(工作, Operation)과 대척점에 있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정권의 칼을 직격으로 맞아야 했다. 기자가 그와 나눴던 대화 일부를 다시금 밝혀보면 다음과 같다.

- 원장님, 그때 왜, 도대체 무엇이 문제가 됐던 겁니까?
▲ 우리 국정원은 타 정보기관처럼, 교리에도 나와있듯이 '비(非)노출 간접 원칙'이라는 원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런데, 그때(광우병 선동 당시) 북한의 강력한 파상공세식 사이버 공격이 있었는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반북(反北) 성향 인사들이 임무를 수행했던 겁니다. 그 과정에서 일명 '정치관여 글'로 특정된 글이 있었는데 이는 전체 활동의 0.0045% 수준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절발은 국정홍보와 대통령 이미지 제고(President identity)였습니다. 그건 노무현, 김대중 정부 때에도 있었던 겁니다. 그 시절에는 심리전단이 대통령 자서전에도 관여했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갑자기 '정치관여'가 됐습니다.

지난해 기자가 그와 나눴던 이야기와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죽이기 행태는 인사 전횡(專橫) 행태와도 연결된다. 바로 대공수사권(對共搜査權) 경찰 완전 이관 조치를 강행 추진 했었고, 국가보안법까지 철폐하려는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의 '적폐 수사'가 맥을 함께 한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이 대대적으로 단행했던 '적폐수사'의 칼날을 맞은 또다른 이는 바로 국정원의 김석규 前 방첩국장이다. 지난 3월, 기자는 김 전 국장의 절절한 사연이 담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그의 이야기다.

▶ "안녕하십니까. 국가정보원 前 방첩국장 김석규입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 초기 촛불광풍과 정치보복의 일환으로 추진된 적폐청산에 휘말려 제가 수행한 이적단체 간부 내사, 대북불법송금 관련 사건 내사 등 국정원의 정당한 업무 추진에 대해 직권 남용으로 억울하게 감옥에 갔다왔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前 정부 고위공직자들에게 정치보복을 했습니다. 정권 내내 외교와 안보,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난맥상을 드러내는 등 국정을 파탄낸 바 있고..."

앞서 밝힌 이들의 사연 외에도, '적폐수사'라는 명분으로 정권의 칼날을 맞고 사법처리 및 인사 불이익을 당한 인사들은 비단 이들뿐이 아니다. 국정원의 고위 간부 40여명이 문재인 정권에서 실형을 살아야 했고, 국정원장 4명도 정치권력의 작두위에 올라야 했다.

독특하게도, 문재인 정권에서 강행한 국정원 적폐수사 대상 부서는 대간첩(對間諜, Counter Espionage) 부서, 즉 ▲ 대공정책실·대공수사국 ▲ 안보수사단 ▲방첩(防諜, Counter intelligence)실 등이다. 북한과 72년간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평시를 막론한 대남첩보활동을 막아야 하는 이들 요직부서의 요원들은 문재인 정권이 들자 허구한 날마다 외부 수사관들 맞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던 것. 그 과정에서 국정원에 파견됐었던 변창훈·정치호 검사가 스스로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지난 문재인 정권 시절 정치권력의 편향된 안보관으로 국정원은 사실상 도마위에 올라 난도질 당해왔다. 문재인 정부 막판에는 박지원 前 원장이 정보기관 수장이 되면서 급기야 '정치적 중립성'을 대외적으로 훼손하겠다고 천명하는 일련의 사건이 터지는데, 그게 바로 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글씨체(體)인 '어깨동무체'가 새겨진 원훈석(院訓石)  설치의 건이다. 간첩전력자의 글씨체가 담긴 현판이 국정원 심장부에 꽂힌 것이다.

문재인 前 대통령은 스스로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로 신영복 씨를 꼽았었는데, 박지원 원장이 간첩전력이 있는 그의 글씨체를 아랑곳없이 경내 본청에 갖다놓음으로써 본연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국정원 전현직 요원들의 분노섞인 질타를 받아야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집권이래로 새로운 국정원 수뇌부가 들어서면서, 6·25전쟁 72주년을 맞이한 25일 국정원은 조직 가다듬기에 나서게 됐다. 억울하게 적폐수사를 당했던 이들에 대한 신원(伸冤)과 명예회복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전언이 나온다. 이로써 그동안 초토화 됐던 대북 첩보역량을 다시금 정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자신의 SNS에 "새 정부 들어 국정원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초대 원훈을 복원했는데, 이것은 국정원 정상화의 시작일 것"이라며 "대규모 인사 조치는 안보 기조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잘못된 안보관과 절연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정원에 관한 <펜앤드마이크>의 심층보도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에서 새로운 국정원 원훈석을 제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정원 원훈은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교체됐다. 2021.6.4(사진=청와대, 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에서 새로운 국정원 원훈석을 제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정원 원훈은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교체됐다. 2021.6.4(사진=청와대, 편집=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