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EU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즉시 가입은 '글쎄?'
우크라이나, EU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즉시 가입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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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브뤼셀 회담에 참석한 우르술라 폰 데어 레옌 EU집행위원장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및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과 함께 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목요일 브뤼셀 회담에 참석한 우르술라 폰 데어 레옌 EU집행위원장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및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과 함께 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우크라이나가 EU 가입후보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획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23일 EU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후보국 지위 획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남서쪽에 있으며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몰도바 역시 동일한 지위를 획득했다. 이 결정은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뤄졌다. EU 가입은 블라디미르 볼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 요청했던 가장 중대한 요구사항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럽이 키이우를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이 결정이 확정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브뤼셀 회담과의 화상연결에서 "우크라이나의 30년간의 독립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라고 EU 수장들에게 말했다. 이어 "(이 결정은) 그러나 단지 우크라이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며 "러시아와의 전쟁이 자유와 통합을 보존하려는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는 바로 이 때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조치"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후보국 여부와 관련한 EU 내부의 여론은 지난 주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의 키이우 방문을 기점으로 '지지'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그 전까지는 네덜란드·포르투갈·덴마크를 비롯한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서 유보적인 시각이 팽배했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전례를 참고했을 때, EU가 우크라이나에 가입후보국 승인을 해주었다고 해도 실제 최종 가입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우 길고 지난한 과정'이 우크라이나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EU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여 공식 가입 후보국이 된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를 제외하고 5개 나라이다. 튀르키예(터키),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했던 튀르키예의 예를 보면 EU 가입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튀르키예는 1987년 4월 14일 신청서를 제출하여 2004년 12월 16일 승인이 나기까지 17년이 걸렸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가입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키프로스 분쟁, 종교를 비롯한 문화차이, EU 회원국들과의 외교관계, 분담금 납부가 가능한 국부(國富) 등 여러 조건들 때문에 EU 핵심국들이 반대하여 최종 가입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급기야 2012년 당시 에르도안 튀르키예 총리가 2023년까지만 가입을 요구하겠다"했으며 2017년에는 "(튀르키예는) 더이상 EU 가입이 필요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EU도 2019년 튀르키예의 인권탄압과 법치훼손을 문제로 가입논의를 중단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2013년 EU에 마지막으로 가입한 크로아티아도 무려 10년에 걸친 가입 협상 끝에 가입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2003년 EU 가입 신청을 한 후 2005년부터 협상에 본격 돌입했으며 2011년 6월 30일 가입협상을 종료할 수 있었다. 그 후 동년 12월 9일에 EU 가입협정에 서명함으로써 EU 가입이 공식화되었으며 동년 12월 국민투표를 실시해 56%의 지지로 최종 가입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역시 이와 같은 전례를 따라 긴 여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가입 협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나서라야 가능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EU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정말로 바라는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대적인 확전과 에너지 수급을 우려하는 EU가 러시아에는 경고의 의미로, 우크라이나에는 소극적인 지지의 표시로 '공식 가입후보국'이란 지위를 부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종료된 후에도 러시아가 과연 자신들의 '턱밑'에 있을 '적대국가 EU 우크라이나'라는 존재를 허용할지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모스크바의 안보 확보를 위해 동유럽을 '완충지대'이자 자신들의 세력권으로 인식해왔다. 푸틴과 그 후계자가 EU의 동진을 허용할 리가 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앞으로 EU와 우크라이나 간에 실질적인 가입 협상이 이루어질지,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러시아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과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브뤼셀 회담 시작 전 이야길 나누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유럽의회 의장 샤를 미셸과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브뤼셀 회담 시작 전 이야길 나누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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