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규 칼럼]6.21 부동산대책,文정부 대못뽑기에 역부족이다
[김상규 칼럼]6.21 부동산대책,文정부 대못뽑기에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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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전 조달청장

 2년 전 문재인 정부는 4년(2+2)간 의무임대기간을 주고 중간에 계약을 갱신할 때 5%이상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임대차3법을 도입했다. 오는 8월부터 2년 전에 5%만 올린 주택의 임대료를 시세에 따라 올릴 수 있게 된다. 이사철까지 겹쳐 전세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지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6.21대책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임차인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주택 월세 가구의 세액공제를 늘리고 금년 말 종료예정이었던 상생임대인제도를 24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다주택자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상생임대인은 전월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임대료를 직전에 비해 5% 이내로 인상한 임대인으로 주택 양도 시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10년 이상 임대하고 양도할 때 법인세 20%를 추가 면제하는 대상을 공시가 6억원에서 기준가액 9억원 이하 주택까지 혜택을 확대했다. 
 
  이번 대책은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정부 때 도입된 정책을 보강한 것이다. 전월세 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서민들의 부담을 덜고 전셋값을 일시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규제나 강압이 아닌 인센티브를 통해 전월세 가격을 낮추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근본적 해법은 아니다. 임대차3법 때문에 중간에 임대료를 5%밖에 못 올리니 집주인은 불만이고, 그러다보니 계약갱신 때 분쟁이 생길 여지가 많다. 제도가 국민들간 싸움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임대차 3법이 개정된 지난 2년간 전셋값은 전국 평균 27.69%나 올랐다. 임대료가 폭등한 것은 4년간 임대료를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신규 계약시에 왕창 올린데 기인한다. 시장과 사적자치에 맡겨야 할 분야에 정부가 개입한 데 따른 부작용이다

  그래서 6.21 대책에 임대차3법 폐지가 왜 빠졌는지 의문이 든다. 정부는 여소야대 상황과 170석의 거대 야당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어떻게 고쳐야할지 고민하고 있는지 모른다. 임대차 3법은 겉보기에는 세입자 등 서민에게 유리하다. 약자에게 유리한 정책의 폐지나 개정은 향후 선거 등에 약점으로 작용하므로 구체적인 방법상 이견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동네사람들을 괴롭히는 깡패는 빨리 구속해야한다. 그가 초래한 피해만 고민해서는 안 되듯 임대차3법을 개정해야한다.

개정 방향은 크게 4가지다.

 첫째 임대차3법 이전으로 돌아가서 2년간씩 계약을 갱신토록 하는 것이다. 그냥 과거로 복귀하는 안으로 경제적 약자인 세입자가 현재보다 더 불리하게 된다. 

 둘째, 계약갱신청구권을 없애고 3년 정도로 의무임대기간을 늘리는 방법이다. 일종의 절충안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등 분쟁요인은 줄고 제도는 심플해지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임대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어 세입자 측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셋째, 현행 임대차법의 골격을 유지하되, 임대료 상한율을 5%에서 10~20%로 올리는 안이다. 이자 제한법처럼 상한의 제한은 높게 두고, 사적 자치의 영역을 늘려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다. 계약갱신 때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있다면 신규계약의 상승폭이 축소되어 시장의 이중가격현상도 줄어들고, 인상률도 여러 해에 걸쳐 분산되어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그냥 임대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다. 세입자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해져 임대인측 불만이 커질 것이다. 

 둘째와 셋째 안이 좋아 보인다. 3년으로 계약기간을 하면 임대차3법 도입이전 보다는 세입자에게 유리하게 되는 장점이 있고 제도가 심플해서 분쟁이 줄어든다. 임대료 상한을 10~20%로 올리는 방향도 현행 임대차 보호법의 큰 틀을 깨지 않으면서 사적 자치의 영역을 넓혀 분쟁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어쨌든 이번에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고치지 않는 이유가 거대야당의 반대와 갱신청구권을 가진 사람들을 의식한 것이었다면 소신이 없는 것이다. 올바른 정책이라 생각하면 다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해야 한다. 거대 야당의 반대가 있겠지만 두려워할 것이 못된다. 민주당도 최근 선거 때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고치겠다는 발언을 했다.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임을 설득해야한다. 


  또 바둑에서 선수가 중요하듯이 정국을 주도해 가야 한다. 임대차 3법의 개정은 명분이 있는 싸움이다. 정부가 고심하기보다 야당이 고민하도록 공을 빨리 넘겨야 한다. 시장기능과 심플한 제도에 대한 믿음으로 문재인 정부가 박아놓은 대못을 뽑아내기를 기대한다.  <김상규 전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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