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강욱 의원에 대한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징계를 놓고 내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당 윤리심판원이 내린 처분에 최 의원이 반발하면서, 재심을 청구키로 한 데 따른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성희롱 발언 의혹으로 당으로부터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21일 재심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성희롱 발언 의혹으로 당으로부터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21일 재심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민주당 윤리위가 징계한 ‘문제 발언’을 끝까지 부인하는 최강욱 의원, 거짓 변명이 더 큰 문제

당초 최 의원의 징계에 대해 “환영하지만 아쉽다”고 밝힌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재심을 청구키로 한 최 의원을 향해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최 의원은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비대위는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히며, 박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문제로 당에 다시 또 새로운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강욱 의원의 징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소회가 있지만, 윤리심판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 징계 문제로 당내 구성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왈가왈부 분란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결코 국민에게 바람직하게 비춰지지 않을 거란 점에서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최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의 본질은 간 데 없이 윤리심판원의 결과를 두고 당이 다시 분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다시 한번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 의원 성희롱성 발언 사건은 ‘부적절한 내용’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그 발언을 은폐하기 위해서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점에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본성’이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에 반발, 재심을 청구키로 한 최강욱 의원을 향해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박 전 위원장이 지난 5월 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에 반발, 재심을 청구키로 한 최강욱 의원을 향해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박 전 위원장이 지난 5월 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쌍디귿이냐 쌍지읏이냐... 관용적으로 쓰이는 동사는?

최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 사건은 지난 4월 28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이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 의원과 같은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최 의원이 농담처럼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다.

최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난데없이 “딸딸이 치러 갔느냐?”라고 발언한 것이다. 화상회의에 참석한 여성 보좌진들이 그 말을 듣고 다음날 당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의 보좌진은 “딸딸이가 아니고 짤짤이었다”고 해명을 했다. 연이어 최 의원도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해명을 했다. 하지만 최 의원도 그 발언이 정확하게 ‘짤짤이었는지 딸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았다.

발언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최 의원은 이틀 뒤에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면서 사과를 했다. 하지만 ‘딸딸이냐 짤짤이냐’에 대해한 정확한 설명은 생략돼 있었다. 계속 뭉개던 최 의원은 20일 윤리심판원 회의에 직접 참석해서, “성희롱성 발언이 아니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후 4시에 시작한 윤리심판원 회의는 오후 9시를 넘겨서야 결론을 내렸다. 만장일치로 ‘6개월 당원 자격정지’로 결론이 났지만, 명확한 사실 관계를 두고 5시간여에 이르는 회의를 한 데는,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 후 김회재 의원은 브리핑에서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은 최강욱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 후 김회재 의원은 브리핑에서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은 최강욱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최 의원이 사용한 용어에서는 ‘치러 갔다’는 동사가 쓰였다는 점에서, 다툼의 소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하러 갔냐?’고 말하지 않고, “치러 갔냐?”고 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하는 동전 따먹기 놀이를 의미하는 ‘짤짤이’는 ‘한다’라는 동사와 관용적으로 쓰인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남성들의 자위 행위를 의미하는 ‘딸딸이’는 남의 눈을 피해서 혼자 해야 하지만, ‘짤짤이’는 친구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온라인 회의 도중, 김 의원이 책상 아래에서 뭔가를 하는 바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관계자들의 발언을 감안하면, ‘짤짤이’는 애당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짤짤이는 초등학생 혹은 아무리 양보해도 중학생 정도의 또래끼리 하는 놀이라는 점에서, 1982년생인 김 의원이 짤짤이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애초 짤짤이라는 최 의원의 해명 자체가 거짓말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백 번 양보를 해서, 최 의원과 김 의원은 같은 처럼회 소속으로 평소에도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그런 성희롱성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물론 온라인 회의에 참석한 여성 보좌진들로서는 수치심을 느껴 피해를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최강욱 의원은 ‘솔직한 사과’ 대신에 말돌리기로 일관해 ‘짤짤이 호소인’ 별명 얻어

최 의원이 그 발언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재빨리 사과했다면, 사건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면 오히려 ‘용기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텐데, 결과적으로 ‘짤짤이 호소인’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셈이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리심판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린 사항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윤리심판원은 ‘성희롱성 발언’이 피해자에게 심적 고통을 줬다는 점과 당내외에서 파장이 컸다는 점을 고려해 6개월 정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 의원이 해명 과정에서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점과 급기야 발언을 ‘부인’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징계가 없는 상황이다. 그 몫은 결국 국민이 다음 총선에서 심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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