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기사단'은, 드루킹측 사조직 경공모·경인선과 별개 親文 지지모임
초뽀, 경공모 내 IT전문가로 활동…불법매크로 서버 '킹크랩' 구축 관여
김성태 '느릅나무 의총' 때 "경인선 블로그 소유자·달빛 회원" 지목한 인물
달빛기사단 활동 경력자는 "처음보는 닉네임"이라는 반응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실명 김동원·48·구속기소)의 최측근이면서 지난 대선 전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댓글 활동 전모를 기록한 USB 내 파일을 갖고 있던 회원은 '초뽀'(김모씨)로 확인됐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초뽀'는 문재인 대통령의 온라인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의 회원으로도 알려졌다. 달빛기사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 '문(Moon)'을 '달'로 재해석해 기사단을 합성한 용어다.

드루킹이 주도해 온 친문(親문재인) 사조직 경공모,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과 별개 친문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의 매크로 활용 의혹으로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초뽀는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공모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로 활동했다. 지난달 경찰이 드루킹의 파주 집을 압수수색할 때는 드루킹의 USB를 빼돌리는 등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

초뽀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에 활용한 매크로 서버 '킹크랩' 구축에 관여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일 초뽀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USB를 확보했다. USB에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작성된 기사 링크 주소(URL) 9만여건이 담겼다.

대선 이후인 지난해 5월 22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작성된 기사 URL은 7만1000건, 나머지 1만9000건은 대선 전이었다. 포털 네이버, 다음과 검색 제휴를 맺은 언론사는 각각 600여개·1000여개로 알려진 가운데 대규모로 기사 댓글조작 작업이 벌어진 셈이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대선 전 댓글 조작을 벌인 흔적을 추적 중이다.

중앙일보는 대선 전 댓글조작 정황도 경공모 회원의 언급 등을 인용해 일부 보도했다. 드루킹 측은 지난해 초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해 조롱과 비난 섞인 댓글을 달았다.

앞서 반기문 전 총장은 지난해 1월12일 귀국 당일 공항철도에서 표를 구매하기 위해 1만원권 2장을 발매기에 집어넣었고, 14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는 죽을 떠먹여 주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턱받이를 착용했다. 같은날 선친 묘소에 방문해서는 퇴주잔을 받아 마시는 '실수'를 했다.
 
드루킹 일당은 이를 놓치지 않고 조롱과 비난 섞인 댓글을 어김없이 달았다. '반기문, 연이은 구설에 곤혹…이번엔 퇴주잔 논란' 기사에는 아이디 'sung****'가 "아니. 뭐. 마시고 싶었나 보지. 뭐가 어떻든 간에 반기문과 그놈의 보수 정당은 절대로 찍지 않을 거야. 새누리당이 10년 동안 해서 국민이 뭘 얻었어?"라는 논리 비약적 댓글이 달렸다.

'sung****'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통한 경공모 회원 변호사 도모씨(61)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청탁이 좌절된 후 "김경수 오사카" 등의 댓글을 반복적으로 달았던 드루킹 일당 중 한 명이다. 
  
달빛기사단의 매크로 활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지난달 자유한국당이 경공모 회원의 단체 대화방 제보를 근거로 "초뽀가 달빛기사단 회원이며 '경인선' 블로그의 운영자"라고 폭로한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경기도 파주 드루킹이 공동대표였던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의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은 한 대화방에서 자신에게 악플을 달거나 댓글 알바라고 언급한 사람들에게 고소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경인선 블로그는 초뽀님의 소유인데 초뽀는 현직 달빛기사단'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는 "(드루킹이) '달빛 쪽 매크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달빛 쪽에서 우리를 계속 공격할 경우는 그걸 제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달빛기사단도 댓글 조작을 위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왔다는 정황으로, 그는 "경공모와 경인선, 경인선과 달빛기사단의 관계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달빛기사단 활동을 했다는 유미현씨(48)는 "달빛기사단 활동가는 웬만하면 아는데 초뽀는 처음 보는 닉네임"이라며 "한국당이 공개한 초뽀가 등장하는 텔레그램방 캡처 사진을 봤는데, 실존 인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드루킹에 대해 9일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10일 발부됐다. 오전 중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드루킹은 이 사건 초기 한 차례 경찰의 조사에 응했으나 5월 들어서는 접견 조사를 3차례나 거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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