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CBS 라디오 출연해 “군의 감청자료에 월북 내용이 있어 ‘월북’이라는 큰 방향의 수사 결론이 나 있었고 나머지는 이걸 정당화하기 위해서 다 짜맞춘, 억지로 짜맞춘 이런 수사였다”
“김정은과 친서 오가고 분위기 좋아져 종전선언 가능성 열렸는데 ‘불을 꺼야 된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태경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文정부가 수사도 하기 전에 '월북' 결론 내려고 불리한 증거 무시하고 유리한 증거만 채택했다고 밝혔다. (사진=CBS)
하태경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文정부가 수사도 하기 전에 '월북' 결론 내려고 불리한 증거 무시하고 유리한 증거만 채택했다고 밝혔다. (사진=CBS)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7일 해경이 전날 북한군 피격 공무원 이대준 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월북’에서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로 번복한 것에 대해 해경이 정권이 바뀌기 전에 의원실로 찾아와 ‘수사하기 전에 이미 월북 결론이 나 있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군의 감청자료에 월북 내용이 있어 ‘월북’이라는 큰 방향의 수사 결론이 나 있었고 나머지는 이걸 정당화하기 위해서 다 짜맞춘, 억지로 짜맞춘 이런 수사였다”고 했다.

그는 해경의 수사가 “억지로 끼워맞추기 위해서 ‘공무원이 문제있는 사람이다’ 이런 것을 과장하거나 아니면 선별적으로 유리한 것만, ‘월북 몰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런 증거들만 뽑아서 발표를 한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해경은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지난 2020년 9월 29일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에 대한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던 점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었던 점 ▲실종자가 항해사로서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던 점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모 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 의원은 이러한 해경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다 과장된 것”이라며 “그 자체도 말이 안 되고 ‘문제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도박 빚도 2배 이상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보고서를 보면 도박 빚을 두 배 이상 과장했다”며 “이분 연봉이 한 6, 7000 이상 되고 공무원인데 대출도 나오고 충분히 변제가능한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박 빚 있으면 월북하나,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거였다”며 “‘문제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서 그랬던 거”라고 했다.

또한 해경이 이대진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을 월북 정황증거로 든 것에 대해 하 의원은 “구명조끼도 두 종류가 있다”며 “훨씬 더 좋은 성능의 것은 방에 그대로 있었는데 이런 거는 발표를 안 했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이번에 선원들 7명의 진술서를 다 받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분은 월북이 아니다’ 왜냐하면 평소에 이대준 씨가 방수복을 입지 않고 바닷물에 들어가면 3시간 정도만에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방수복이 그 방 안에 그대로 있었다”고 했다.

‘조류 흐름상 그날은 거기(NLL 이북)까지 갈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헤엄쳐 갔다’는 해경의 주장에 대해선 “그것도 발표가 1차, 2차 때 바뀐다”며 “처음에는 뭐든지 ‘월북’이라는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서 처음에는 조류가 그쪽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이 인위적으로 헤엄을 쳐서 갔다고 했는데 바닷물 파도 세기를 제가 직접 보니까 부유물(튜브 같은 거)를 타고 손으로 바닷물을 젓는 속도가 바닷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말이 안 되니까 2차에서는 조류가 북쪽 방향이었다고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이 특수정보(감청)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이대진 씨의 신상정보를 자세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월북의사가 있다고 확인한 것을 들었다’는 해경의 중간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 생존본능상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그것은 ‘월북’이라고 단정할만한 근거가 될 수 없는데 그거 하나만 가지고 월북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 씨가 북한군에게 발견됐을 당시 상황을 가정하며 “총 들고 ‘너 누구냐’라고 물어보는데 본인의 신상정보를 이야기 안 하겠느냐”며 북한 군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 월북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 의원은 군이 청와대에 보고한 북한군 감청자료는 대통령기록물로 묶였더라도 국방부에는 그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국회 정보위 위원들은 비밀취급권이 있기 때문에 열람이 가능하다며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7명의 전문가들 중 6명은 ‘공황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말하기 어렵다’고 했고 단 한 명이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는데 해경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덮고 한명의 의견만 취하는 식으로 이대진 씨가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월북을 단행했다’고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도 사실 천벌받을 짓을 했다”며 586 운동가들이 가장 혐오하는 월북조작을 586 운동권 정권이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정권이 이 씨의 죽음을 ‘월북’으로 몰아간 이유에 대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하고 친서를 주고받고 남북관계가 좀 개선되는 조짐이 있었다”며 “그해 6월 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남북관계가 최악이었지만 9월 8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한테 친서를 보내고 답장이 9월 12일에 오는 등 남북관계가 회복되는 조짐이 있었는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때문에 남북관계가 또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하 의원은 ”심지어 처음에 국방부는 ‘시신을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는데, 안보실이 나서서 ‘야, 북한이 그거 인정 안 하니까 입장 바꿔라’라고 하자 군은 24일 ‘시신 소각 확인했다’고 했다가 27일 ‘시신 소각 추정된다’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친서가 오고 분위기가 좋아지니까 대통령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던 종전선언 가능성이 열리는 것 아니냐, 그런데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시신소각 사건이 악재다, 이런 불을 꺼야 된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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