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1시 북 피살 공무원 이대진씨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자리엔 형 이래진 씨, 이대진씨의 배우자, 김기윤 변호사가 함께 했다. [SBS 유튜브 캡쳐]
17일 오전 11시 북 피살 공무원 이대진씨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자리엔 형 이래진 씨, 이대진씨의 배우자, 김기윤 변호사가 함께 했다. [SBS 유튜브 캡쳐]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들이 17일 오전 11시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피살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 배우자, 김기윤 변호사가 함께 했다. 

배우자는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 연단에 올랐다. 김기윤 변호사는 "16일 해경과 국방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 월북 의도를 못 찾았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유가족들이 월북 프레임을 벗어나 정정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피살 공무원의 실명도 이대준씨로 공개됐다. 실명을 공개 가능한 이유도 전날의 기자회견 때문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전반부의 주된 내용은 피살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10호' 직원들의 진술조서 내용 공개였다. 

김기윤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해경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지난 밤 늦게 진술조서와 초동수사자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진술조서는 무궁화10호 직원 7명의 진술로 구성되어 있는데, 1명이 2번 진술하여 총 8부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진술조서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무궁화호 직원들이 이대준 씨가 월북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Q: 이래준 씨가 월북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본 적 있는가.
A: 저도 오늘 뉴스를 봤는데 월북이라고 나오길래 터무니없다고 생각해 놀랐다.

Q: 근거 없이 월북했다는 뉴스가 왜 나왔을까.

A:매스컴에서 말하기 좋으라고 하는 말 아니겠나. 어제는 코로나 때문에 사살했다고 뉴스에 나오고, 오늘 뉴스에서는 월북 사실을 듣고도 사살했다는 뉴스가 나와 매스컴에 실망을 많이 했다.

Q: 실종자 이대준씨가 북한으로 월북했다고 생각하는가.
A: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굳이 월북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실종자가 북한에 관련된 말을 했거나 관련 방송, 서적을 본 적 있는가.
A: 전혀 들은 적 없고, 정치색이 드러나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김 변호사는 핵심 진술이 "무궁화 10호 직원이 '만약 월북을 하려면 각 방에 비치된 방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 추운 바닷물에 그냥 들어갔던 것은 월북이 아닌 자살로 생각한다'고 했다"는 것이라며 "이대준씨의 방에 방수복이 그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해양경찰은 방수복이 사망자의 방에 있었다고 언급한 적이 없으"며 "이대진씨가 바다에 빠지면 3시간만에 사망한다는 말을 했는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방수복도 입지 않고 월북을 시도했겠냐"고 했다.

감 변호사는 "월북 발표와 완전히 배치되기 때문에, 해경이 왜 진술조서를 공개하지 않았는지 알겠다"고 했다. 

초동수사자료는 양이 많고 개인정보가 많아 시간을 두고 분석한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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