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굿판 보도' 연합뉴스 답변서 입수..."법정에서 다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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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가 사이비 종교 신자이거나 무당일 수 있다는 소문 관련 구체적 증언 확보"
연합뉴스,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무당설' 관련 기사 내보냈다가 지난 1월 피소
"무속인 A씨" "서울 근교 신당" 등 他 매체 교차검증 불가능한 내용으로 비판·지적 잇따른 기사
펜앤드마이크가 확보한 同 매체 답변서 보니..."공적인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진실한 기사" 주장
최 씨 측이 '무속인 A씨' 증인 신청할 경우 법정으로 소환 가능할지 여부 초미의 관심사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서울 근교(近郊) 신당을 들락거리며 한번에 수 백 만원에 이르는 굿판을 벌였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허위’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측은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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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14일자 연합뉴스 기사 〈“최순실 작년 봄까지 수차례 굿...올해 죽을 수 넘으려 사건 터져”〉의 내용. 해당 기사의 주제에 해당하는 기사 첫머리에서 연합뉴스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해 봄까지 한 무속인의 신당을 수차례 찾아 한 번에 200만~300만원짜리 굿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캡처=연합뉴스)

16일 펜앤드마이크는 최 씨가 ‘허위’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의 청구 대상으로 삼은 연합뉴스 2016년 11월14일자 기사 〈“최순실 작년 봄까지 수 차례 굿…올해 죽을 수 넘으려 사건 터져〉과 관련해 연합뉴스 측이 ‘공적인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진실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사실을 동(同) 매체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입수해 확인했다.

한지훈·방현덕·박경준 기자의 공동 취재로 작성된 해당 기사에서 연합뉴스는 서울 근교 모처 신당의 70대(취재 당시) 무속인 A시의 말을 빌려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해 봄까지 무속인의 신당을 찾아 한번에 200~300만원짜리 굿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면서 “그동안 최 씨가 사이비 종교 신자이거나 무당일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은 파다했으나, 그가 무속 신앙을 가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 무렵 소문으로 나돌던 ‘최순실 무당설’에 관한 실체 있는 증언을 처음으로 확보했다는 취지였다.

앞서 최 씨 자신은 오랜 기독교 신자로서 무속 신앙을 신봉한 사실도 없고 신당을 출입한 사실도 전혀 없기 때문에 해당 기사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연합뉴스를 상대로 지난 1월29일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동(同) 매체는 최 씨가 무속인 A씨에게 청와대 인선(人選)에 관한 상담을 하는 등 공적인 사안에 대해 비선 조직의 실세인 최 씨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써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사건 관련 재판 등을 통해 그 사실관계가 밝혀졌다는 취지로 논점을 비틀어 해당 기사의 내용이 ‘사실’임을 주장했다.

연합뉴스 측은 또 “원고(최서원)는 자신이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무속 신앙을 믿지 않아 피고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을 뿐, 이와 관련해 (문제의 신당을 최 씨가 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구체적·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속인 A씨의 진술이 허위라는 사실에 관하여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며 “(설령) 원고가 신실한 기독교인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는 아무런 근거 없이 ‘기독교인은 무속 신앙을 믿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대전제에서 피고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의 허위성을 주장하는 논리적 오류까지 범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론을 제기하고, 해당 보도로 인해 최 씨가 입은 손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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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연합뉴스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동 매체 측이 해당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14부에 제출한 답변서의 내용.(출처=제보)

이와 관련해 펜앤드마이크는 해당 기사의 사실관계에 대한 연합뉴스 측의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자 했으나 동 매체 측은 법정에서 진실을 다툴 예정으로 별도의 언론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기사를 주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동 매체 한지훈 기자에게도 연락했으나 한 기자 역시 “회사에 문의하라”고만 할 뿐 해당 기사 및 소송과 관련한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

한편, 문제의 기사와 관련해서는 ‘저널리즘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형식으로 씌여진 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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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앤드마이크는 해당 기사의 작성을 주도한 연합뉴스 한지훈 기자에게 기사 내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자 했으나 한 기자는 답변을 전부 회피했다.(캡처=박순종 기자)

해당 기사에서 연합뉴스는 취재원을 ‘70대 여성 무속인 A씨’로 표기하며 완전 익명 처리하는 방식으로 다뤘다. 동 매체 기자들이 직접 방문했다는 A씨의 신당의 소재와 관련해서도 ‘서울 근교’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해당 신당이 소재한 행정동 등을 밝히지 않았다. 기사에서 언급된 ‘무속인 A씨’와 ‘서울 근교 신당’에 대한 타 언론의 교차 검증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실제 무속인 A씨와 관련한 타 언론사 후속 보도도 없었다.

이같은 기사 작성 기법과 관련해서는 이전부터 ‘저널리즘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더구나 통신사로서는 해서는 안 될 보도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 ‘무속인 A씨’ 등을 허위로 꾸며냈거나, 허위 정보를 제보 받아 그대로 기사화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해당 기사를 주도적으로 작성한 한 기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조합원이면서 민주당 당사와 검찰을 출입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든다. 한 기자 자신이 기자이면서도 해당 사건의 이해당사자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합뉴스 측이 해당 기사의 내용이 ‘사실’임을 주장한 만큼, 양 당사자 간의 법정 공방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속인 A씨’의 실존 여부와 관련해 최 씨 측이 해당 인물을 증인으로 신청했을 때 연합뉴스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 대상이 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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