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쌓인 밀을 퍼내는 우크라이나 농부 [연합뉴스]
잔뜩 쌓인 밀을 퍼내는 우크라이나 농부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침략국인 러시아를 제재하는 가운데, 러시아산 비료의 구매와 운송을 자국 농업·운송업 회사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미국의 해당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더 많은 러시아산 비료를 사들여 운송할 것을 조용히 주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제재로 인한 우려로 식량 공급이 급격히 감소되고, 이에 따라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U와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와의 비료 무역에 있어서는 면제를 두어 왔다. 러시아는 전세계 비료 수출국 중 5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전세계의 비료 수출은 총 1억5700만톤으로 ▲질소비료 약 8천100만톤 ▲인산염비료 약 2천9백만톤 ▲탄산칼륨비료 약 4천8백만톤이었다. 그 중 러시아는 총 3천400만톤을 차지했는데, ▲질소비료 1천830만톤 ▲인산염비료 410만톤 ▲탄산칼륨비료 1천190만톤이었다. 그런데 많은 운송업체, 은행, 보험사는 법에 저촉되는 상황에 처할까 두려워하여 무역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비료의 수출은 올해 24%만큼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EU가 러시아를 제재하면서도 러시아산 비료 수출은 늘리고 보장해야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푸틴을 압박해야하지만, 그와 동시에 러시아의 천연가스, 석유, 비료와 곡물에 의존하고 있는 국제 경제가 받을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에 유엔 특사단에 대표를 포함시켜 모스크바로 보내 내년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료 공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논의토록 했다. 러시아측은 미국이 제재에 구애받지 않는 비료와 곡물의 구매와 운송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운송을 푸는 조건이라고 암시했다. 러시아의 국제문제위원회의 제재 전문가인 이반 티모페예프는 " 미 당국이 국제 식량 안보를 보장한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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