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핵탄두 55기 생산 가능 핵물질 비축”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7년 9월 3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7년 9월 3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스웨덴의 민간 연구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이 현재 2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55기의 핵탄두 생산이 가능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국제 군비·군축·국제안보 2022 보고서’에서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실제로 생산한 핵탄두 개수를 최대 20기로 추정했다.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연구소가 연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실제 조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 개수를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비축량을 토대로 제조가능한 핵탄두 개수를 추정하는 데 그쳤다.

한스 크리스텐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번 집계는 미사일 생산 기반 시설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가장 유력한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 간주되는 노동이나 개량형 스커트 미사일 등 운용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지 개수를 고려해 산출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크리스텐센 연구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해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생산했다는 증거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ICBM용 핵탄두를 생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이 45~55기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비축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연구소는 전 세계 9개 핵무기 보유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1월 현재 12,705기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집계에는 북한이 실제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 20기가 처음으로 추가됐다. 이번에 공개된 전 세계 핵탄두 개수는 1년 전의 1만 3080기에 비해 감소했지만, 향후 10년간 전 세계 핵무기 개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을 감안할 때 핵무기 사용 위험은 냉전이 절정이던 시기 이후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977기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이어 미국은 5,428기를 보유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전 세계 핵탄두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미국의 핵탄두 재고가 2021년 감소한 것은 수년 전에 해체가 결정된 탄두가 실제로 해체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350기의 탄두를 보유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290기, 영국은 180기, 파키스탄은 165기, 인도는 160기, 이스라엘은 9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세계 9위의 핵탄두 생산국으로 파악됐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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