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3주만에 외교장관 회담 개최...확장억제전략협의체 및 지소미아 재개에 합의

박진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미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진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미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미 외교장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어떠한 도발도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강경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더 강경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박 장관 취임 후 첫 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약 3주 만에 개최된 이번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들은 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발사와 추가적인 도발에 대한 분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는 핵 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연합되고 강경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략적 핵무기 사용과 관련된 북한의 증가하는 도발적인 수사에 대해 특별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북한문제가 미국과 한국의 최고 정책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했다. 이어 “평양의 지속적인 도발은 강화된 한미동맹의 저지와 더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양국 장관들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의 조기 재활성화에 합의했다. 박 장관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북한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견고한 확장된 저지력을 논의하는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구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현 대북제재 시행의 구멍을 없애고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 논의했다”며 “동시에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음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훨씬 더 유연하고 외교에 열려있다”며 “한미는 전제조건 없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또한 정치적 고려와 관계없이 북한에 코비드19와 관련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평양이 이러한 제안에 긍정적으로 응답할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가하는 위협에 대응해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북한정권의 탄도미사일 시험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긴장을 증가시켰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the complete denucleart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를 계속해서 추구한다”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에 반대한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몇 주 전 유엔 안보리는 ICBM을 포함한 북한의 전례없는 수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13 대 2로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며 “모든 비상임 이사국들이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오직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면서 모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적절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핵 실험은 위험할 것이며 그 지역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들에 제시된 국제법을 명백하게 위반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북ㅎ나이 더 이상의 불안정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이 경로를 바꿀 때까지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미국 및 파트너들과 동맹들과 외교와 대화에 관여할 때까지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압박은) 필요에 따라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을 압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 한국 및 일본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대북 억지력과 관련해서는 한미연합훈련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방어와 준비태세를 목저긍로 한 연합군사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도 미국은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의 모든 도발과 공격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방어 능력을 확실히 갖추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외교와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북한의 도발과 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개인 및 단체에 대한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정치적 결정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억지력과 국제제재가 강화되고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뿐”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에 마음을 바꾸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즉 핵무기에 국가 예산을 쓰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의 삶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또한 박 장관은 한일관계의 개선과 함께 가능한 한 빨리 지소미아가 정상화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 미국 간 정책을 조율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박 장관은 “북한은 현재 갈림길에 서있다고 생각한다”며 “핵실험을 진행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외교와 대화로 복귀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후자를 선택하길 바란다”며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강경한 입장으로 힘과 저지를 통해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중국이 북한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설득하는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미래를 고려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을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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