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한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8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폐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IMF와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IMF에서 300억 달러(약 32조4675억 원)를 지원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 역시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돕기 위한 방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까지 모색한 것은 최근 자국 화폐인 폐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외환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신흥국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달러 대비 폐소화 가치는 올해 20% 넘게 급락했고 아르헨티나의 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국 자본 유출에 따른 폐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열흘 동안 무려 세 차례나 금리를 인상했고 기준금리는 연 40%에 달하고 있다.

1990년대 칠레와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남미지역 좌경화 흐름에 동조된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빈부격차 해소를 내건 좌파가 정권을 잡았고 반미·친중 경제 정책을 고수하다 2001년부터 1000억 달러의 부채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등 여러 차례 금융 위기를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5년 친시장적인 마크리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좌파들이 만든 저질 경제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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